날마다 고독한 날·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 제주, 당신을 만나다 = 홍죽희·여연 지음. 김일영 사진.
교사 출신 동갑내기 두 벗과 사진작가가 '제주 신화(神話)'를 주제로 제주 곳곳을 누빈 답사기다.

당신(堂神)은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대명사가 아니라 신당에 모신 신을 뜻한다.

제주 신화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두고 오랫동안 신당 답사를 해온 저자들은 한라산 기슭, 마을마다 있는 신당, 제주의 돌과 나무 및 바다에서 제주의 신들과 마주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책은 먼바다 물길을 따라 제주섬으로 넘어와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어루만지는 '미륵신'과 한라산에서 솟아난 바람 신이자 사냥 신인 '하로산또' 이야기를 중심으로 제주 신화를 꼼꼼히 살핀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미륵돌을 모시고 부자가 됐다는 윤동지영감당, 해녀와 어부들의 생사를 넘나드는 바다의 삶을 극복한 이야기가 담긴 신촌 일뤠당과 함덕 서물당, 사냥의 습성을 버리지 못해 부인으로부터 쫓겨나는 소천국 이야기 등을 만날 수 있다.

저자들은 신들의 이야기를 씨실로 삼고, 제주 땅에 뿌리내린 선인들과 그 삶을 이어받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날실 삼아 책을 엮었다.

제주의 산과 들을 훑고 다니며 건져 올린 사진 작품들이 배경 무늬로 깔렸다.

알렙. 308쪽. 1만8천원.
[신간] 제주, 당신을 만나다
▲ 날마다 고독한 날 = 정수윤 지음.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인 저자 특유의 깊이 있는 사유와 감성으로 일본 고유의 시 '와카'(和歌) 65편을 골라 오늘날의 언어로 풀어낸 뒤 주제별로 자기 생각을 덧붙인 산문집이다.

와카의 음수율은 부드럽게 암송하기 쉬운 5·7·5·7·7 서른한 자를 기본으로 한다.

서른한 자의 언어 조합에 나의 마음과 나를 둘러싼 세상을 담았다.

원어의 느낌을 접하고 싶은 사람을 위해 일본어 원문도 함께 실었다.

저자는 일본 문학을 공부하고 번역가가 되기까지의 에피스드를 통해 번역가란 어떤 사람인가 솔직하고 친절하게 들려준다.

한국어 개인 교습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유학하는 동안 겪은 일본인과 일본 문화에 대한 느낌도 전한다.

'내내 헤매니 전생의 인연이라 괴롭긴 해도 사랑하는 마음은 세월을 돌고 도네' 천 년 전, 사랑에 빠진 한 여성이 남긴 와카다.

저자는 인생을 헤매게 만드니 괴롭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을 만큼 좋아하는 일본 문학 번역에 대한 생각을 고백한다.

'슬퍼하라고 달이 나의 마음을 그리 이끄나 그저 달을 핑계로 울고 싶었으리라' 저자는 이 와카를 설명하며 자기 안에 담기엔 슬픔이 너무 커서 감당하기 힘들 때는 멀리 달에 던져버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한다.

정은문고. 248쪽. 1만6천800원.
[신간] 제주, 당신을 만나다
▲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 신애련 지음.
평범한 요가 강사에서 국내 애슬레저(Athleisure) 시장을 선도하는 '안다르'의 CEO가 된 저자의 창업 스토리다.

안다르는 연평균 3배의 매출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만 매출 7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창업 5년 만에 매출액 1천억원을 바라본다.

90년대생으로 20대 초반에 사업을 시작한 저자는 전 재산 2천만원으로 원단을 산 후 봉제 공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요가복을 만들었다.

패션도 경영도 전혀 몰랐던 아마추어의 단점이 고정관념이 없다는 강점으로 변화했다.

책은 안다르의 성공 비결과 영업 비결과 함께 제품력을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타기 시작한 이야기, 모두가 편한 옷을 꿈꾸는 이야기, 자신만의 리더십을 찾고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는 이야기 등을 담았다.

세상의 기준에 무작정 맞추지 말고 스스로 원하는 대로 도전해 보자고 격려한다.

몸에 맞지 않는 옷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입었을 때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중앙북스. 252쪽. 1만6천원.
[신간] 제주, 당신을 만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