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벽·검문소 대부분 철수…경찰 통제에 불만도
광화문 불법집회 없었다…큰 충돌 없이 마무리(종합2보)
사건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와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 속에 열린 한글날 기자회견·차량시위가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서울경찰청은 9일 입장문에서 "많은 시민께서 불편을 감수하고 협조해준 덕에 잘 마무리됐다"며 "경찰은 앞으로도 방역당국과 협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감염병 확산 위험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수성향의 단체들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특별방역 기간'(9월 28일∼10월 11일) 중 마지막 집회를 예고했다.

이에 경찰은 집회 금지를 통고했고, 법원도 집회 주최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 일대에서는 군중집회 대신 기자회견 방식의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

앞서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는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은 광복절 집회와 같은 감염병 위험 상황이 재연되지 않도록 해당 단체에 집결 자제를 요청했다"면서 "경찰과 법원의 집회 제한 조치를 따라준 관련 단체들에 감사한다"고 했다.

이날 도심에서는 30대 남성 1명이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집회와는 무관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앞서 오전 7시께부터 광화문 일대에 차벽을 설치했다.

다만, 차벽을 통한 집회 원천봉쇄에 대한 위헌 논란 등을 고려해 개천절과 달리 차벽으로 광화문광장을 둘러싸지는 않았다.

대신 광화문광장에 철제 펜스를 세우고 일정 간격으로 경찰을 배치해 광장 진입을 통제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김창룡 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와 버스정류장 등도 막지 않았다.

광화문 불법집회 없었다…큰 충돌 없이 마무리(종합2보)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개천절과 비슷한 수준인 180여개 부대, 1만1천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한글날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차량시위 등을 관리했다.

개천절에 서울 시내 진입로 90곳에 설치했던 검문소는 이날 57곳으로 줄였다.

차벽과 검문소, 동원된 부대들도 대부분 철수했다.

경찰은 시민들의 도심 통행을 돕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총 4대의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오후 4시까지 이용한 시민은 1천900여명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애국순찰팀·우리공화당 등 보수단체 2곳은 경찰의 엄격한 통제에 따라 각각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차량시위를 진행했다.

경찰은 90명을 곳곳에 배치해 도심통행을 안내했지만,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공휴일 나들이를 나온 시민 중 일부는 삼엄한 통제에 불만을 터트렸다.

30대 직장인 A씨는 "어디로 가는지 자꾸 묻더라. 경찰 때문에 한참 우회해서 걸어가다가 직장에 지각했다"고 말했다.

도심 일대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이날 광화문 인근 지하철역 무정차 통과나 시내버스 우회 운행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광화문 광장 방향 지하철역 출입구는 통제돼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야 했다.

광화문 불법집회 없었다…큰 충돌 없이 마무리(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