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는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파트너인 미국 퓨얼셀에너지(FCE)를 상대로 8억달러(약 92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국제중재원(ICC)에 신청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소송은 FCE가 지난 6월 포스코에너지와 자회사인 한국퓨얼셀을 상대로 계약 위반에 따른 라이선스 계약 해지와 2억달러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두 회사는 2007년부터 라이선스 계약 및 지분투자를 통해 연료전지 사업을 공동 진행해왔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에너지를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시스템이다. 포스코에너지는 2016년부터 연료사업 내실화를 위해 조인트벤처(JV) 설립 등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했으나, 원천기술사인 FCE의 비협조로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퓨얼셀에너지가 제공한 연료전지 기술의 결함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지난 6월 퓨얼셀에너지에 기술이전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반면 FCE는 포스코에너지가 지난해 11월 연료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자회사인 한국퓨얼셀을 신설한 것이 계약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FCE가 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합의하고도 협상 중 돌연 법정 분쟁을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FCE가 한국에서 단독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의도로 분쟁을 야기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포스코에너지는 FCE와 2023년까지 아시아 판권을 독점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FCE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포스코에너지의 권리를 무효화하기 위한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먼저 소송을 걸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