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고법, '신성모독' 사형선고 6년만에 뒤집어 무죄 판결
파키스탄 고등법원이 '신성모독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한 기독교도 남성에 대해 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과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완 마시흐라는 남성은 전날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에서 신성모독죄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마시흐는 2013년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고 이듬해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현재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무함마드나 꾸란(이슬람교 경전)을 모독하는 자에 대해 종신형이나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마시흐가 체포될 당시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교도 수천 명이 소요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슬람교도들은 "신성모독을 용서할 수 없다"며 교회 2곳과 기독교인의 주택 150여채를 불태웠다.

하지만 마시흐는 당시부터 무죄를 주장했다.

지역 철강 상인들이 자신의 땅을 가로채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것이다.

이날 판결 직후 마시흐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 증거가 빈약하고 모순된 주장이 가득했다"며 "누가 마시흐의 7년 세월을 보상해줄 것인가"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달 초에도 한 기독교인이 휴대전화로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글을 전송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파키스탄 고법, '신성모독' 사형선고 6년만에 뒤집어 무죄 판결
또 다른 여성 기독교 신자 아시아 비비는 2010년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2018년 무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 판결 직후 현지 이슬람 종교계가 시위에 나서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고 비비는 결국 해외로 탈출한 상태다.

파키스탄에서는 약 80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수감 중인데 이들의 절반은 종신형 또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