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의사국시 논란 사과…"의대생들도 사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서울대병원장 "전공의 집단휴진, 법적으로는 불법에 해당"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8일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며 지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집단 휴진을 한 것과 관련, "노조가 설립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진료 거부 등으로 가는 것은 법적으로 따지면 불법"이라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김 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강 의원이 "복지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는데 여기에 따르지 않은 것도 불법 행위가 지속된 게 맞느냐"고 물은 데 대해서도 김 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 원장은 다만 전공의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복지부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원인 제공 여부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면서 "옳다, 그르다의 판단이 어렵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러면서 "응급실 진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료는 지속했고 예정된 수술 주에 급한 수술도 시행했고 미룰 수 있는 수술을 미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강 의원이 '정부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라'는 자신의 지난 8월 발언이 전공의 집단 휴진 및 의대생 국가시험 거부를 부추겼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선 "개인적으로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

(집단 휴진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원장은 주요 대학 병원장들이 이날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의 의사 국가고시(국시) 재응시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조만간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직접 사과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원장은 "오늘 아침에 저희 병원장 몇 분이 모여서 사과를 했다.

이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을 막지 못했고, 그로 인해 국민들께서 큰 심려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선배로서 국민께 사과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도 (의사 국시 재응시가) 시험이라는 전체적인 과정을 망가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께 그에 대한 사과를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필수 의료 역량이 떨어지는 지역의 경우 의대 정원 증원 등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주요 대학병원장들은 앞서 오전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의료공백이 우려된다며 사실상 의대생들의 국시 재허용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추가 응시 기회를 주는 것은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1년에 수백개씩 치르고 있는 국가시험 중 어느 한 시험만 예외적으로, 그것도 사유가 응시자의 요구에 의해 거부된 뒤 재응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라며 추가 시험에 난색을 보였다.

정부는 지난 7월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씩 늘려 10년간 의사 4천명을 추가로 양성하는 방안과 폐교된 서남대(전북 남원) 의대를 활용하는 방식 등을 통한 공공의대 설립 구상을 발표했고, 이에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며 집단휴진에 들어가 양측이 한동안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