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7%는 성행동 관련 교육 경험 '부족', 41%는 "지도 방법 잘 몰라" 행동 피해아동 부모에게 "남자애 키우기 어렵다"고 부적절 발언도
어린이집 교사들이 보육현장에서 빈번하게 영유아들의 성행동을 목격하지만, 적절히 대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어린이집 아동 성 관련 일탈행위 대응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어린이집 교사 97명 중 77명(79.4%), 어린이집 원장 102명 중 44명(43.1%)이 "유아 간 성행동문제로 곤란한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성 관련 사고와 관련, 아동 보호자가 "피해 회복 조치 및 중재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청원함에 따라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 어린이집 교사·원장은 만 2∼3살 유아들에게서도 성행동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자주 나타나는 성행동 유형으로 '화장실 안을 엿보고 궁금해하기'(69.8%), '책상 모서리에 성기를 비비는 등의 자위행위'(68.2%), '놀이처럼 서로 몸을 보여주기'(41.9%) 등이 있었다.
자주 관찰되지는 않지만 '친구의 성기를 허락 없이 만지기'(7.5%), '성적 놀이를 하자고 강요하기'(5.4%)와 같은 강제성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성행동 문제를 지도하는데 필요한 교육 경험과 매뉴얼은 부족했다.
보육교사 중 성행동 관련 교육 경험이 아예 없거나, 5년 내 1회, 3년 내 1회 정도 교육을 받은 교사가 전체의 86.7%를 차지했다.
1년에 1∼2회 교육을 받은 교사는 4%, 1년에 3회 이상의 교육을 받은 교사는 7.1%에 불과했다.
원장의 48%는 "기관 내 관련 자료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유아 성행동문제 지도를 위해 자료가 충분한지를 묻는 만족도 조사에서는 5점 만점에 2.18점이 나왔다.
보육교사의 40.8%는 성행동을 다룰 때 가장 어려운 문제로 '상호작용 및 지도 방법'을 꼽았다.
아이들이 성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지 않도록 하면서도 성행동이 잘못된 이유를 설명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심층면접 내용을 보면 '냄새가 날 것 같다'며 자위 행동을 한 아동이 옆에 오는 것을 꺼리거나, 교사가 피해 아동 부모 앞에서 "(행위 아동이) 원래는 똑똑하다", "요즘 남자애들 키우기 어렵다"고 말하는 등 부적절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강선우 의원은 "지난 8월 성교육 담당교사 지정 및 매뉴얼 제작 등 범부처 대책이 마련됐지만,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내용을 보면 보육 현장의 혼란과 담당 교사의 업무 과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