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물 채취 중 산악 사고 3년간 63건…가을에 절반 이상 발생
버섯 따려다 벼랑에서 '뚝'…올가을 강원서 3명 숨져
올가을 강원도에서 버섯을 따려고 산으로 향했다가 추락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3명이 숨져 입산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3일 양구군 방산면 오미리 한 야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A(73)씨가 10m 절벽 아래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제군 남면 남전리에서 버섯을 따러 야산을 오른 B(62·여)씨가 7m 아래 비탈로 떨어져 숨졌다.

지난달 10일에는 고성에서 버섯을 채취하러 나간 뒤 연락이 끊긴 90대 노인이 실종 8일 만에 산 절벽 아래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올해는 기록적인 장마로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버섯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마을 주민뿐 아니라 외지 도시인까지 많은 사람이 송이와 능이 등 버섯을 채취하고자 산을 오르고 있다.

하지만 임산물 채취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깊이 들어가 길을 잃을 수 있고, 또 당장 발 앞에만 몰두하다 보면 실족하기 쉽다.

버섯 따려다 벼랑에서 '뚝'…올가을 강원서 3명 숨져
실제로 산에서 버섯 등을 따다가 추락하는 사고는 가을에 집중해서 발생한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17∼2019년 임산물 채취 중 산악사고는 총 63건이 발생했다.

이 중 36건(57%)이 9∼10월 사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특히 설악산과 오대산 등이 있는 강원도는 관광객이 가을철에 몰려 타 시도보다 산악사고가 잦다.

전문가들은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산은 물론 익숙한 곳이라도 버섯 채취를 위한 무리한 산행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의 조난에 대비해 여분의 휴대전화 배터리와 비상식량, 손전등 등 필수 안전장비를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또 산행 시 위치정보(GPS)를 알려주는 모바일 앱이나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가족 지인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는 것도 중요하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버섯 등 임산물 채취는 경사가 급하고 험한 지형에서 이뤄져 사고 위험이 큰 만큼 2명 이상이 함께하는 것이 좋다"며 "지형을 잘 모르는 산은 깊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버섯 따려다 벼랑에서 '뚝'…올가을 강원서 3명 숨져
특히 가을 산행 중 버섯이나 잣, 도토리 등을 발견하고 산 주인의 허락 없이 채취하기 쉽지만, 이는 불법행위다.

임산물을 채취하려면 산림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취권을 받은 후에야 가능하다.

만약 이를 위반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산림청은 가을철 대표 임산물인 도토리·밤·잣을 비롯해 송이와 능이 등 버섯류의 불법 채취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이달 31일까지를 임산물 불법 채취 집중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산림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