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의원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사상 전례 없어…부당한 배려"

의대생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하며 올해 의사 국가고시를 '대리 취소'하면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이 2천800명에 달하는 취소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의사를 확인하고 응시 수수료 중 일부를 환불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시원에서 받은 '의사국가시험 접수 및 환불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생 중 2천824명은 지난 8월 24일 하루에 '대리 취소'를 했다.

국가시험 응시를 취소할 때는 응시생 본인이 직접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당시 시험을 취소한 응시생 2천824명은 적게는 30여명, 많게는 80여명씩 학교별로 단체를 이뤄 대리 신청을 했다.

이에 국시원 직원들은 취소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취소를 신청한 2천8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6∼31일 6일간 1인당 3∼4회씩 전화를 해야 했다.

또 시험 취소 의사를 밝힌 사람에게는 규정에 따라 응시 수수료(62만원)의 50%인 31만원씩을 환불해줬다.

8월 24일 이후 재응시나 또 다른 취소 사례 등이 나오면서 이달 5일 기준 응시를 취소한 사람은 2천734명으로 집계됐다.

2천734명에게 지급한 환불 총액은 8억4천100만원이다.

남인순 의원은 "응시 취소를 대리로 단체 접수해 지침을 어겼음에도 국시원이 개별 전화까지 해가며 응시 수수료를 환불해 준 것은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부당한 배려를 하느라 행정력을 상당히 낭비한 불공정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의사국시 '대리취소'에 국시원, 2천800명에 일일이 전화·환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