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인 3일 오전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서울 광화문∼서울시청까지 이르는 세종대로와 인도에 경찰 차량이 방벽을 이루고 있으며, 광화문 광장에는 케이블로 고정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천절인 3일 오전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서울 광화문∼서울시청까지 이르는 세종대로와 인도에 경찰 차량이 방벽을 이루고 있으며, 광화문 광장에는 케이블로 고정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천절 광화문 차량집회 원천봉쇄 및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해외여행을 둘러싸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이 일부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를 봉쇄한 것과 관련해 4일 페이스북에 "광화문을 이렇게 소개(疎開)하고 차벽산성을 쳐놓으니 속이 후련한가"라며 "도심곳곳에서 시민들은 불심검문에 태극기를 들었는지 수색까지 당했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국민들의 마음까지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같은 시각 과천 서울대공원은 만차였다"면서 "코로나가 광화문엔 있고 대공원엔 없다. 고향 방문하면 있고 관광지엔 없다"라고 비아냥거리며 "모여서 정부 욕하는 것보단 바이킹이나 타는 게 나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제 광화문에 시민들이 없어졌으니 코로나 졸업은 시간문제다"고 덧붙였다.
개천절인 3일 오후 서울의 한 지하상가가 쇼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천절인 3일 오후 서울의 한 지하상가가 쇼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언주 전 의원 또한 페이스북 글을 통해 "개천절 차량집회 원천봉쇄 보도를 보며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코로나도 친문한테는 괜찮고 반문한테는 큰일이 나나. 어찌 이렇게 불공정한 '선택적 방역'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강경화 장관 남편의 여행에 대해 "국민들은 나라를 위해서라면 어떤 불편함도 감수하며 단결해 국난을 극복해 왔다"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남한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에 과도한 조치라 생각되어도 묵묵히 협조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방역을 둘러싼 문재인 정권의 차별적 대응은 한마디로 블랙코미디요, 묵묵히 국민건강을 걱정하며 정부시책에 협력해온 국민들을 개돼지취급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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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의원은 "국민들에겐 방역을 위해 고향도 가지 말라고 하면서, 요트 구입을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외교부장관 가족을 보는 우리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이 상황을 이해해야 하나"라며 "이 나라는 신분사회가 아니라 자유민주사회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 세력들을 위해 국민들이 세금내고 헌신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당신들이 봉사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민들께 사과하고 강경화 장관을 본보기로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여권에서는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 봉쇄와 관련해 "국민의 불안을 덜어준 경찰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경찰이 보수단체의 개천절 불법집회를 완벽하게 봉쇄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어줬다"면서 "눈물겹게 일상의 회복을 기다리는 국민을 위해 대규모 불법 집회는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버스로 둘러싼 광경을 과거 '명박산성'에 빗대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시민불통의 벽'인 컨테이너벽과 '시민방역의 벽'인 경찰차벽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옹호에 나섰다.

한편 강경화 장관은 남편의 미국 방문에 대해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강 장관은 남편에게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