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사상 첫 영업적자(별도 기준)를 냈던 포스코가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감했던 철강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살아난 영향이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조선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데다 원재료값 부담이 계속되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 흑자 전망에도…철강시장 '살얼음판'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 지난 7월 광양제철소 3고로 가동을 재개하면서 고로(용광로) 가동률이 100%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제품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는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2018억원을 올려 한 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결 기준으로는 4595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3분기 실적(1조398억원)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올해 2분기(1677억원)보다는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포스코가 하반기 내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철강 수요가 살아났지만 국내 철강시장의 체감경기가 아직 ‘영하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철강시장의 반등 없이는 예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기 어렵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자동차 강판의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차례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조선 등 전방업체들이 값싼 수입 철강재를 내세워 국내 철강사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국내 시장에는 일본산 철강재가 중국산보다 싼 가격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일본 철강사들은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철강 재고가 늘어나자 밀어내기식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원재료값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주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t당 120달러 선까지 치솟은 가운데 최근에는 철광석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제철용 원료탄(코크스) 가격까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달 1일 제철용 원료탄 현물가격은 t당 135달러로 전달보다 27% 급등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