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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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결과가 여권의 대권 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낙연 의원이 압승한 당대표 선거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이 의원의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는 표심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에게 뒤진 이 대표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의 지지를 등에 업은 최고위원 후보들은 모두 낙선한 반면, 이 지사와 각을 세운 후보들은 당선됐다.

이원욱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이 지사로부터 지지발언을 얻어냈으나 이번에 낙선했다. 이 의원은 지난 21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이 지사와 만나 경기도의 기본주택 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의원은 당시 SNS에 "경기도 재난본부가 코로나19에 철저하게 대응하는 모습에 경기도민으로서 안심했다"고 적었다. 또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에 대해 "소득에 상관없이 주거할 수 있는 개념으로, 주거정의의 개념을 중산층까지 확대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님의 평생주택과 맥을 같이 한다"고 지지발언을 했다. 이 지사는 "이 의원이 제가 가장 역점을 둔 기본주택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 후보님이 최고위원이 되면 당론으로 기본주택을 추진하고, 아울러 경기도 출신이니 경기도정도 큰 도움 주실 것 같다"고 화답했다.

역시 최고위원에 낙선한 소병훈 의원도 이 지사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공식 주장에 대해 "100% 동감하며 적극 환영한다"고 호응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확신범’ 이라는 소병훈 의원님 응원합니다"라고 지지발언을 했다.

반면 이번에 당선한 신동근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전국민에 대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한 이 지사를 향해 "복지국가의 기본상식이나 복지국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공개 저격해 화제를 모았다.

지자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최고위원에 당선한 염태영 수원시장도 이 지사와 선을 그었다. 염 시장은 이 지사가 도정현안 간담회에서 "염 시장의 자치분권 실현주장에 공감한다"고 밝히면서 공개적으로 '지지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자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지사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경우는 없다"고 부인했다. 또 이 지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앞으로 많은 과정을 통해서 검증돼서 더욱 민주당의 유력한 또 여러 명의 후보 중에 한 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이낙연 대표가 향후 대권 구도에서 유리한 지형에 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경선에서 60.77%라는 압도적 득표율을 올린 배경도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를 이긴 이 지사에 대한 견제심리가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진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권 주자로서의 이 지사의 급부상이 당대표 경선에서 이 대표에게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며 "두 사람 간의 대권 경쟁은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