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사진)가 ‘쩐의 전쟁’으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결혼 3년 만에 얻는 첫 아이 출생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페덱스 랭킹 상위 30명이 겨루는 투어챔피언십에는 4500만달러의 보너스가 걸려 있다. 우승 보너스만 1500만달러(약 177억원)다.

매킬로이는 30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필즈CC에서 열린 PGA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 2라운드를 공동 6위로 마친 뒤 “아내인 에리카 스톨이 조만간 딸을 출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정말 많이 흥분해 있다”고 말했다.

NBC 중계에서 스톨의 출산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매킬로이는 “사적인 일이어서 알리지 않았다”며 “딸이 빨리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매킬로이는 경기 중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캐디를 통해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킬로이는 “연락이 오면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다음 대회인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매킬로이는 “투어챔피언십에는 앞으로 여러 번 나갈 수 있지만 첫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이번 한 번뿐”이라고 말해 가족 및 아기를 위해 엄청난 상금과 명예를 모두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016년과 2019년 투어챔피언십을 제패한 매킬로이는 이번 시즌까지 우승하면 역대 처음으로 이 대회 3회 우승이란 대기록을 작성한다.

매킬로이는 2012년 라이더컵에서 미국프로골프협회 직원이었던 스톨을 처음 만나 2017년 4월 결혼했다. 매킬로이가 라이더컵에서 싱글 매치 티 타임을 착각해 경기 시간에 늦을 뻔했는데, 스톨이 이를 미리 알려 준 게 인연이 됐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