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80년대 기자시절, 민정당 의원으로 만나
이낙연·김종인의 남다른 인연…협치 물꼬 틀까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에 이낙연 의원이 선출되면서 그와 친분이 있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정치적 궁합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의 인연은 거의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초 동아일보 기자 시절 이 대표는 민정당 국회의원이었던 김 위원장을 취재원으로 만났다.

이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두환 정부가 금융실명제를 연기할 것 같다는 특종을 했다.

그 소스가 김종인 당시 의원이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이 대표가 정계에 입문한 이후에도 관계는 계속됐다.

17대 국회에서는 이 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로, 김 위원장이 당 부대표로 한 지도부 안에서 호흡을 맞췄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범여권 통합신당 논의를 함께 주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이 대표가 전남지사로 지역 예산과 정책을 긴밀히 협의했다.

올해 3월 김 위원장이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될 당시에는 이 대표가 면담을 청해 이를 만류하기도 했다.

둘의 관계가 물밑에서 최근까지 이어진 셈이다.

이 대표는 자신보다 12살 많은 김 위원장을 정치 선배로 깍듯이 대한다고 한다.

김 위원장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에 대권 주자가 누가 있나.

정치판에 주자는 현재 이낙연 의원뿐"이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민주당에서 "황교안 대표 때와 다를 것", 통합당에서 "이해찬 대표 때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각각 흘러나오는 것은 이같이 오래된 두 사람의 인연과 신뢰를 근거로 한다.

게다가 1988년 총선 때 서울 관악을에서 맞붙은 이해찬 전 대표와 김 위원장의 '악연'을 고려할 때 여야 대표 간 소통이 전보다는 쉽게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먼저 김 위원장을 찾아뵙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이 대표의 지역구인 종로에 거주하는 만큼 '동네 회동'도 깜짝 아이디어로 거론된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이 대표의 '대세론'과 김 위원장의 '대망론'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있다.

양당의 대선 주자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시나리오이지만, 대권도전설이 나올 때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이 70살이 넘으면 언제 죽을지 모른다.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