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사태 '폭력성' 연일 부각하는 트럼프…'교외 유권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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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종차별 항의시위 몸살…바이든은 차별해소·경찰개혁 초점
트럼프, 폭력시위 강경론 고수…경합주 교외지역 '백인·여성' 공략전략
경합주 격차 좁혀진다 평가 많아…더힐 "민주당서 우려 목소리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 목조르기로 사망한 사건이 터진 이후 미 전역에선 경찰개혁과 인종차별 해소를 요구하는 시위가 번졌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 이후 최대의 인종 시위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잠잠해지나 싶던 시위는 최근 위스콘신주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며 또다시 불붙는 조짐이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는 1963년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워싱턴 행진연설 57주년을 맞아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때에 이어 이틀 연속 백악관 인근에서 시위가 열린 것이다.
인종차별 항의시위를 바라보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시각은 천양지차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더 억눌린 불만이 표출한 것이라며 체계적 인종차별 해소와 경찰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 폭력사태가 빚어지지만 대부분 시위는 평화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춰 '법과 질서의 대통령' 이미지 강화에 나선다.
수락연설 당시 백악관 바깥의 시위대를 향해 "폭력배", "폭도"라는 거친 말을 서슴지 않고, 워싱턴에 주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까지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 그것도 대도시 주변 '교외 유권자'의 표심 확보를 겨냥했다는 게 외신의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은 유권자 표심을 크게 도시, 교외, 시골로 구분한다.
도시는 상대적으로 진보 색채가 강한 민주당 지지세가, 시골은 보수 성향의 공화당 지지세가 우세한 곳으로 간주된다.
이 중간 지대인 교외에는 주로 도시에 직장을 둔 대졸, 중산층 이상 백인이 많이 모여 산다.
교외 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였지만 최근 들어 민주당 지지가 늘었다는 평가가 많다.
외신은 이를 두고 '교외의 반란'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춰 "바이든의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안정과 안전을 중시하는 교외 유권자, 특히 백인 여성의 특성을 노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는 미국 대선이 전국 득표수가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치를 합산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서지만 대선 승부처로 여겨지는 6개 경합주에서는 그 차이가 훨씬 작기 때문이다.
실제로 29일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전국 단위로 트럼프 대통령을 7.1%포인트 앞선다.
그러나 경합주의 경우 바이든이 위스콘신(3.5%포인트), 플로리다(3.7%포인트), 펜실베이니아(4.7%포인트), 미시간(2.6%포인트), 애리조나(2.2%포인트)에서 2~4%포인트대로 앞서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선 오히려 0.3%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는 8월 말 기준 바이든 후보가 이들 6개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 격차가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앞서던 수준보다 더 작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때보다 더 좋은 상태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라스무센의 지난 19~25일 조사 땐 바이든 후보가 전국단위로 오차범위인 불과 1%포인트 앞선 수준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라스무센은 보수 성향 여론조사기관이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한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또 여론조사기관 트라팔가르의 지난 14~23일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에서 오히려 2%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물론 이 두 조사는 바이든이 비교적 여유있게 리드한다는 타 기관의 조사와 달라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상황이 언제든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격전지, 그것도 표심이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교외 유권자를 효율적으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외 유권자 호소 전략이 민주당을 긴장하게 만든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전략가들이 위스콘신 시위대의 폭력 장면과 '경찰 예산삭감' 논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외 유권자의 지지를 제공할까 우려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 유권자를 흔들기 위해 '법과 질서'의 메시지에 '베팅'한다며 대선 캠프는 시위가 벌어지는 곳의 혼란스러운 이미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멀어졌던 부동층과 교외 유권자를 흔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략가인 모건 잭슨은 더힐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이 교외 유권자 입장에서 공화당 브랜드에 너무 큰 피해를 줬기 때문에 대선 때까지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트럼프, 폭력시위 강경론 고수…경합주 교외지역 '백인·여성' 공략전략
경합주 격차 좁혀진다 평가 많아…더힐 "민주당서 우려 목소리도"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이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 목조르기로 사망한 사건이 터진 이후 미 전역에선 경찰개혁과 인종차별 해소를 요구하는 시위가 번졌다.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 이후 최대의 인종 시위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잠잠해지나 싶던 시위는 최근 위스콘신주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 앞에서 경찰 총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며 또다시 불붙는 조짐이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는 1963년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워싱턴 행진연설 57주년을 맞아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 때에 이어 이틀 연속 백악관 인근에서 시위가 열린 것이다.
인종차별 항의시위를 바라보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시각은 천양지차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더 억눌린 불만이 표출한 것이라며 체계적 인종차별 해소와 경찰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 폭력사태가 빚어지지만 대부분 시위는 평화적이라고 말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춰 '법과 질서의 대통령' 이미지 강화에 나선다.
수락연설 당시 백악관 바깥의 시위대를 향해 "폭력배", "폭도"라는 거친 말을 서슴지 않고, 워싱턴에 주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겠다고까지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 그것도 대도시 주변 '교외 유권자'의 표심 확보를 겨냥했다는 게 외신의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은 유권자 표심을 크게 도시, 교외, 시골로 구분한다.
도시는 상대적으로 진보 색채가 강한 민주당 지지세가, 시골은 보수 성향의 공화당 지지세가 우세한 곳으로 간주된다.
이 중간 지대인 교외에는 주로 도시에 직장을 둔 대졸, 중산층 이상 백인이 많이 모여 산다.
교외 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였지만 최근 들어 민주당 지지가 늘었다는 평가가 많다.
외신은 이를 두고 '교외의 반란'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의 폭력성에 초점을 맞춰 "바이든의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안정과 안전을 중시하는 교외 유권자, 특히 백인 여성의 특성을 노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는 미국 대선이 전국 득표수가 아니라 주별 선거인단 확보치를 합산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서지만 대선 승부처로 여겨지는 6개 경합주에서는 그 차이가 훨씬 작기 때문이다.
실제로 29일 현재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전국 단위로 트럼프 대통령을 7.1%포인트 앞선다.
그러나 경합주의 경우 바이든이 위스콘신(3.5%포인트), 플로리다(3.7%포인트), 펜실베이니아(4.7%포인트), 미시간(2.6%포인트), 애리조나(2.2%포인트)에서 2~4%포인트대로 앞서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선 오히려 0.3%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는 8월 말 기준 바이든 후보가 이들 6개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 격차가 2016년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앞서던 수준보다 더 작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때보다 더 좋은 상태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라스무센의 지난 19~25일 조사 땐 바이든 후보가 전국단위로 오차범위인 불과 1%포인트 앞선 수준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라스무센은 보수 성향 여론조사기관이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한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또 여론조사기관 트라팔가르의 지난 14~23일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에서 오히려 2%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물론 이 두 조사는 바이든이 비교적 여유있게 리드한다는 타 기관의 조사와 달라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상황이 언제든 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격전지, 그것도 표심이 상대적으로 유동적인 교외 유권자를 효율적으로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교외 유권자 호소 전략이 민주당을 긴장하게 만든다는 외신 보도도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민주당 전략가들이 위스콘신 시위대의 폭력 장면과 '경찰 예산삭감' 논쟁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외 유권자의 지지를 제공할까 우려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 유권자를 흔들기 위해 '법과 질서'의 메시지에 '베팅'한다며 대선 캠프는 시위가 벌어지는 곳의 혼란스러운 이미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멀어졌던 부동층과 교외 유권자를 흔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략가인 모건 잭슨은 더힐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이 교외 유권자 입장에서 공화당 브랜드에 너무 큰 피해를 줬기 때문에 대선 때까지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