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살특공대 칭송 행적…"반민족·반역사적 신념범"
전주 덕진공원서 '친일 시인' 김해강 단죄비 제막
광복회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오른 친일 시인 김해강의 '단죄비'가 전북 전주 덕진공원에 세워졌다.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와 광복회 전북지부는 제110주년 경술국치일을 맞아 29일 단죄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족문제연구소, 광복회, 전주시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단죄 비는 김해강 시비(詩碑) 바로 옆에 세워졌다.

김해강은 '전북 도민의 노래', '전주 시민의 노래'를 작사하는 등 오랫동안 지역에서 존경받는 문인으로 평가돼 왔으나, 일본 자살특공대를 칭송한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 등의 시를 비롯한 친일 작품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단죄비에는 '천황을 위해 죽는 것보다 더 위대하고 아름다운 죽음이 어디 있느냐고 부르짖던 김해강이여!', '그대의 글은 생명의 외경(畏敬)을 노래한 시가 아니라 죽음을 부추긴 사악한 선동문이었다!' 등의 글귀가 새겨졌다.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제막식에서 "김해강의 행각은 개인적인 일탈도, 경미한 공중도덕 위반도 아니다"라며 "당대의 지식인으로 일본의 식민통치를 옹호하고 그들의 침략전쟁에 앞장서서 조선의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몬 반역사적, 반민족적 확신범이자 신념범"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수많은 불합리, 불평등의 이면에는 친일파에 대한 법적 책임은 고사하고 역사적 도덕적 책임도 제대로 묻지 못했던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며 친일 청산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