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으로 음모설 주장"
한교총 '제한적 대면예배' 요청
文 "불가피할 땐 규제할 것"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열고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방해하는 ‘일부 교회’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특정 교회에서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방해하고 있다”며 “적어도 국민들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계를 대표해 인사말을 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떤 종교의 자유도, 집회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도 지금의 엄청난 피해 앞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한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종교가 어떤 이들에게는 취미일지 모르지만,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라는 것은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교회와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와 교회의 협력기구를 통해 제한적 대면 예배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교회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신앙의 자유는 인정하지만 예배에 대해선 규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신앙을 표현하는 행위,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국가가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배를 제한하는 형식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했다.
기독교와 대통령이 예배 허용 등을 놓고 대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독교계와 ‘충돌’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교감’하고,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접점을 모색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