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바이어, 모니터 통해 한국 업체와 상담…"한국 음식, 집 요리 트렌드↑"
"코로나로 막혔지만, 랜선 타고 태국에 K-푸드 수출길 뚫는다"
"코로나19로 태국 입국은 막혀도 랜선을 이용해 K-푸드 수출길을 뚫자."
26일 태국 방콕 시내 칼튼 호텔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에서 K-푸드 수출길 확대를 위해 코트라 주관으로 'K-푸드인 방콕'(K-Food in Bangkok) 상담회'가 열렸다.

가공식품, 소스류, 건강식품 등 태국 시장 진출 확대를 희망하는 국내 식품기업 20개사와, 대형 식품유통업체인 시암 마크로(Siam Makro PCL), 시피올(CP ALL PCL) 등 태국 측 식품 관련 바이어 42개사가 각각 참가했다.

행사는 코로나 시대 이전 여느 상담회와 달랐다.

테이블마다 노트북이 한 대씩 놓여있었다.

업체에서 나온 통역과 맞은편 태국 바이어들은 상담이 시작되자 노트북 화면을 주시했다.

바이어들은 맞은편의 통역에게 K-푸드 관련 질문을 쏟아냈고, 통역은 컴퓨터 화면상의 업체 관계자에게 이를 전달했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코로나 사태로 업체와 바이어들이 만날 기회 자체가 '희귀'하다 보니 분위기는 대면 상담회 못지않게 진지했다.

"코로나로 막혔지만, 랜선 타고 태국에 K-푸드 수출길 뚫는다"
행사 시작 직후 바이어 3명과 상담을 진행한 HM코퍼레이션 측 통역 안태희(25)씨는 "태국 편의점에 한국 도시락을 납품하려는 업체 관계자들이 태국에서 인기 있는 불닭 소스 등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재료의 비율 등을 자세하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이날 7개 태국 바이어와 상담하고 이메일 교환을 통해 추가 논의를 약속했다.

소스가 포함된 떡볶이 제품 등을 내놓은 'IK 푸드'사 책상에는 태국인 바이어 예닐곱명이 모여들었다.

태국 내 대형 식품유통업체인 사암 마크로 관계자들이었다.

식품 부문 위산 앙구라랏 매니저는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한국 식품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태국인들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위산 매니저는 한국산 떡볶이를 태국 내 식당들에 납품할 계획이라며, 레시피 등 신경을 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바로 조리를 할 수 있는 제품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 의사는 있다면서도 가격이나 추가로 샘플을 받아 본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로 막혔지만, 랜선 타고 태국에 K-푸드 수출길 뚫는다"
이 업체 다른 관계자는 "'이태원 클라쓰'와 같은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 음식에 대한 태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한국을 갈 수 없어 집에서 한국 음식을 해 먹는 트렌드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와중에 열린 이 날 행사가 의미가 있다면서도, 전시 샘플뿐만 아니라 가져가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샘플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상담회에서 새남 에프엔비㈜는 태국 측 올라이스 플러스사와 '요거트 파우더' 제품의 태국 내 공동 판매를 추진하기로 MOU(업무협약)를 맺었다고 코트라는 밝혔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태국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9.7% 감소한 31.8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농식품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4.7% 증가한 1억1천200만 달러였다.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에 등장한 한국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라면의 경우 상반기 대태국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43.4% 증가했으며, 소스류는 같은 기간 89.7% 수출이 늘었다.

김현태 코트라 방콕무역관장은 "태국은 식품 관련 전후방산업이 두루 발달한 동남아 핵심 식품시장"이라며 "태국 내 한류의 영향력이 식품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이 태국 식품시장을 선점할 적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