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채용 사기' 오픈채팅방 열자 피해자 300여명 몰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650여명·150억원대 피해 추정에 무게…목사 혐의 부인·공범 추적 중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사기 사건 끊이지 않아…지역사회 '생채기' "A 목사가 외부에 절대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더니, 알고 보니 저랑 직장으로 연관된 지인들 대다수가 이렇게 당했더라고요.
"
광주에서 기아자동차 채용 사기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650명에 달하고, 피해액이 150억원을 훌쩍 넘었다는 추정도 나온다.
A 목사를 20대 피해자 B씨에게 소개해 준 것은 다른 교회의 목사였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말에 만난 A 목사는 B씨에게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사 직원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놓으면 기아차 측이 협력사에서 곧바로 정규직을 충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협력사 재직 시 여러 사고에 대비해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3천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내라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는 등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어렵사리 돈을 마련해 전달한 B씨는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시간이 흘러도 채용이 이뤄지지 않자 의심의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목사는 허위 채용 일정을 공지하며 "이번에는 안 됐지만, 다음번에는 된다"는 식으로 차일피일 채용 약속 일정을 미뤄갔다.
의혹과 의심의 폭탄은 지난 21일에 터졌다.
목사는 "언제 채용되는 거냐. 돈을 돌려달라"는 피해자들의 성화에 이달 21일에는 정규직 채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피해자들은 아무런 채용 기미가 목사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A 목사는 다음 날 오전, 오후 두차례 교회에서 피해자들을 모아 놓고 "나도 피해자다"라는 말로 해명했다.
이 사건을 인지한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곧바로 수사관을 긴급 소집해 A 목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피해자 일부의 진술도 받았다.
A 목사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브로커 2명에게 나도 속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중 2명은 피해자 단체 공동대표를 맡아 모바일 메신져 '오픈 채팅방'을 개설, 피해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A 목사에게 돈을 보낸 증명을 할 수 있는 채팅방 입장 조건을 통과해 입장한 피해자만 300여명이 훌쩍 넘었다.
피해자들은 광주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 퍼져있었다.
A 목사를 만난 경위도 직접 만난 사례, 다른 목사의 소개를 받은 사례, 몇차례 거친 지인의 소개를 받은 사례 등 '문어발식'이었다.
목사는 피해자들에게 '협력사 직원 채용', '특채 형태 채용', '회사 연구비 기부' 등 각기 다른 조건으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결국 이런 꼬드김은 결국 '기아차 정규직' 채용 조건으로 귀결됐다.
피해자 중에는 목사가 요구한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낸 사람도 많았고, 정규직 채용이 될 줄 알고 직장을 퇴사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누군가는 지인 여러 명을 자신이 소개해 사기 범행을 당하게 한 책임에 난처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했다.
피해자 모임 공동대표 C씨는 "피해자들이 워낙 많아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긴 힘들지만, 지금 분위기론 일각에서 제기된 650여명, 150억원 피해액이 과한 추정은 아닌 것 같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진술서를 취합해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A 목사와 브로커로 추정되는 2명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출국 금지했다.
그리고 잠적한 2명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추적을 이어가는 한편 A 목사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목사도 브로커에게 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2명 피의자 신병도 확보되지 않아 사건 경위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피해 규모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서는 기아차 채용 관련 사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004년 120명이 넘는 구직자들이 기아차 광주공장 회사·노조 관계자, 브로커 등 30여명에게 거액을 주고 입사한 채용 비리가 드러나 대거 처벌된 후, 기아차 측이 채용 시스템을 개선했지만 사기 범죄가 잇따랐다.
2014년에는 기아차 광주공장 취업을 미끼로 지인이나 친인척 60여명으로부터 32억원을 받아 챙긴 노조 간부들이 적발됐다.
2016년에는 광주 모 정당 간부가 기아차 채용을 대가로 5명으로부터 2억3천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고, 이후에는 기아차 출신 고위 공무원과의 친분을 빙자해 9천만원을 받은 사기범이 붙잡힌 사례도 있다.
2018년에는 취업을 미끼로 수십명의 피해자로부터 수십억을 챙긴 기아차 광주공장 전직 노조 간부, 하청업체 근로자 등 4명이 구속되고 6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사기 사건 끊이지 않아…지역사회 '생채기' "A 목사가 외부에 절대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더니, 알고 보니 저랑 직장으로 연관된 지인들 대다수가 이렇게 당했더라고요.
"
광주에서 기아자동차 채용 사기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650명에 달하고, 피해액이 150억원을 훌쩍 넘었다는 추정도 나온다.
A 목사를 20대 피해자 B씨에게 소개해 준 것은 다른 교회의 목사였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말에 만난 A 목사는 B씨에게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사 직원인 것처럼 서류를 꾸며 놓으면 기아차 측이 협력사에서 곧바로 정규직을 충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협력사 재직 시 여러 사고에 대비해 보증금이 필요하다며 3천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보내라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는 등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어렵사리 돈을 마련해 전달한 B씨는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시간이 흘러도 채용이 이뤄지지 않자 의심의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목사는 허위 채용 일정을 공지하며 "이번에는 안 됐지만, 다음번에는 된다"는 식으로 차일피일 채용 약속 일정을 미뤄갔다.
의혹과 의심의 폭탄은 지난 21일에 터졌다.
목사는 "언제 채용되는 거냐. 돈을 돌려달라"는 피해자들의 성화에 이달 21일에는 정규직 채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피해자들은 아무런 채용 기미가 목사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A 목사는 다음 날 오전, 오후 두차례 교회에서 피해자들을 모아 놓고 "나도 피해자다"라는 말로 해명했다.
이 사건을 인지한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곧바로 수사관을 긴급 소집해 A 목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피해자 일부의 진술도 받았다.
A 목사는 경찰 조사에서 "다른 브로커 2명에게 나도 속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중 2명은 피해자 단체 공동대표를 맡아 모바일 메신져 '오픈 채팅방'을 개설, 피해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A 목사에게 돈을 보낸 증명을 할 수 있는 채팅방 입장 조건을 통과해 입장한 피해자만 300여명이 훌쩍 넘었다.
피해자들은 광주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다양한 지역에 퍼져있었다.
A 목사를 만난 경위도 직접 만난 사례, 다른 목사의 소개를 받은 사례, 몇차례 거친 지인의 소개를 받은 사례 등 '문어발식'이었다.
목사는 피해자들에게 '협력사 직원 채용', '특채 형태 채용', '회사 연구비 기부' 등 각기 다른 조건으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결국 이런 꼬드김은 결국 '기아차 정규직' 채용 조건으로 귀결됐다.
피해자 중에는 목사가 요구한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빚을 낸 사람도 많았고, 정규직 채용이 될 줄 알고 직장을 퇴사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누군가는 지인 여러 명을 자신이 소개해 사기 범행을 당하게 한 책임에 난처한 상황에 부닥치기도 했다.
피해자 모임 공동대표 C씨는 "피해자들이 워낙 많아 아직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파악하긴 힘들지만, 지금 분위기론 일각에서 제기된 650여명, 150억원 피해액이 과한 추정은 아닌 것 같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진술서를 취합해 경찰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A 목사와 브로커로 추정되는 2명을 피의자로 전환하고 출국 금지했다.
그리고 잠적한 2명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추적을 이어가는 한편 A 목사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목사도 브로커에게 당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2명 피의자 신병도 확보되지 않아 사건 경위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피해 규모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서는 기아차 채용 관련 사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2004년 120명이 넘는 구직자들이 기아차 광주공장 회사·노조 관계자, 브로커 등 30여명에게 거액을 주고 입사한 채용 비리가 드러나 대거 처벌된 후, 기아차 측이 채용 시스템을 개선했지만 사기 범죄가 잇따랐다.
2014년에는 기아차 광주공장 취업을 미끼로 지인이나 친인척 60여명으로부터 32억원을 받아 챙긴 노조 간부들이 적발됐다.
2016년에는 광주 모 정당 간부가 기아차 채용을 대가로 5명으로부터 2억3천만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고, 이후에는 기아차 출신 고위 공무원과의 친분을 빙자해 9천만원을 받은 사기범이 붙잡힌 사례도 있다.
2018년에는 취업을 미끼로 수십명의 피해자로부터 수십억을 챙긴 기아차 광주공장 전직 노조 간부, 하청업체 근로자 등 4명이 구속되고 6명이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