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연해주(州) 주지사가 현지 기상청 예보에 단단히 뿔이 났다.

연해주 기상청이 기상악화에 대비해 지역 주요 관광지에 머무는 관광객들에게 대피를 권고했지만 결과적으로 예보가 빗나가면서 관광업계가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25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전날 지방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현지 기상청의 잘못된 기상예보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엉터리 기상예보에 발끈한 러 주지사 "잘못된 정보 공개 말라"
코줴먀코 주지사는 "상황이 위험할 경우에는 우리(연해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람들을 위험한 장소에서 탈출시키겠다"면서 기상청이 대피를 권고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불확실한 기상예보로 약 1천200개에 달하는 휴양시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관광 철이어서 다른 지역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연해주를 찾고 있다"면서 "필요하지 않다면 상황을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하지 말아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앞서 지난 주말 연해주 기상청은 예보를 통해 관광객 등에게 기상악화 탓에 해안에 머물지 말아 달라고 권고했지만 실제로는 커다란 위협을 주지 않았다고 타스는 보도했다.

연해주 기상청은 코줴먀코 주지사의 지적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코줴먀코 주지사가 현지 기상청 예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연해주 지역 경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엉터리 기상예보에 발끈한 러 주지사 "잘못된 정보 공개 말라"
연해주의 작년 한 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00만명에 육박했다.

제조업 기반이 부족한 연해주 입장에서는 관광 산업이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모두 끊기면서 지역경제 역시 최근 침체에 빠졌다.

이를 의식한 코줴먀코 주지사는 지난 4월 푸틴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지역 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연방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