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아이들은 안전하길" 코로나19 병상 속 유치원 교사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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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 전원 음성 판정에 눈물…"교사들의 피나는 헌신 헤아려주길"
"나를 포함해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 모두 다 약도 없다는 무서운 병에 걸렸음에도 나의 건강이나 가족 염려보다는 반 아이들이 걸리면 어쩌나에 더 맘졸이던 시간이었습니다.
"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강원 원주의료원 격리 병상에서 사흘째 치료 중인 유치원 교사 A씨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A씨는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온통 아이들 걱정뿐이었다.
'반 아이들이 면봉을 코와 입에 넣는 검사를 잘 받을 수 있을까'하는 염려에 부디 학생들이 모두 안전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그가 지난 19일부터 원주시 내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출근했고, 아이들은 20일 등교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유치원 아이들이 모두 음성이라는 결과를 전해 들었고, 그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지옥 같은 사흘을 보냈다.
본인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가족과 친척들이 줄줄이 확진자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었기에 모두가 내 탓 같았다.
많은 기사와 네티즌의 댓글, 맘카페의 추측성 게시물들은 A씨를 원주지역에 코로나19를 퍼뜨린 사람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A씨도 원주 체조교실 관계자를 통해 감염된 사람 중 1명으로 드러났다.
그는 누군가를 비난할 마음은 없었다.
확진자 모두가 그저 피해자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아픔과 절망 속에서도 오롯이 학생들을 향하는 교사의 마음만은 헤아려 주길 바라고 있다.
A씨는 "초·중·고교생과 달리 유치원 꼬맹이들은 스스로 마스크 쓰기도 벗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주 벗겨지는 마스크를 다시 씌워주고 더럽혀지면 갈아주는 교사들의 진땀 나는 노력 덕에 교실 내 감염은 없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을 통해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하고 방역의 부담까지 안고 있던 동료 교사들까지도 공분의 대상이 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 경로 파악은 방역을 위함이지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은 아니며, 확진자도 접촉자도 모두 코로나19의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과 방역당국이 A씨가 속한 유치원과 학교의 학생·교직원 383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다만 교직원 1명은 양성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
지난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강원 원주의료원 격리 병상에서 사흘째 치료 중인 유치원 교사 A씨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A씨는 극심한 통증 속에서도 온통 아이들 걱정뿐이었다.
'반 아이들이 면봉을 코와 입에 넣는 검사를 잘 받을 수 있을까'하는 염려에 부디 학생들이 모두 안전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그가 지난 19일부터 원주시 내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출근했고, 아이들은 20일 등교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유치원 아이들이 모두 음성이라는 결과를 전해 들었고, 그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지옥 같은 사흘을 보냈다.
본인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가족과 친척들이 줄줄이 확진자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었기에 모두가 내 탓 같았다.
많은 기사와 네티즌의 댓글, 맘카페의 추측성 게시물들은 A씨를 원주지역에 코로나19를 퍼뜨린 사람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A씨도 원주 체조교실 관계자를 통해 감염된 사람 중 1명으로 드러났다.
그는 누군가를 비난할 마음은 없었다.
확진자 모두가 그저 피해자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아픔과 절망 속에서도 오롯이 학생들을 향하는 교사의 마음만은 헤아려 주길 바라고 있다.
A씨는 "초·중·고교생과 달리 유치원 꼬맹이들은 스스로 마스크 쓰기도 벗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주 벗겨지는 마스크를 다시 씌워주고 더럽혀지면 갈아주는 교사들의 진땀 나는 노력 덕에 교실 내 감염은 없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을 통해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하고 방역의 부담까지 안고 있던 동료 교사들까지도 공분의 대상이 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 경로 파악은 방역을 위함이지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은 아니며, 확진자도 접촉자도 모두 코로나19의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과 방역당국이 A씨가 속한 유치원과 학교의 학생·교직원 383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다만 교직원 1명은 양성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