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 안팎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재확산하면서 민간소비 위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서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조사국 등 실무 부서는 오는 27일 발표할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놓고 최종 의견을 조율 중이다.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 6일 전까지 관련 팀의 보고서를 취합한 뒤 하루 전 전망 모형과 전망치를 확정한다.

최근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수정 전망치는 -1% 안팎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0.8%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이미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 예고했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우리 경제가 ‘역성장’을 -1% 안팎에서 방어하려면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각각 2% 가까이 늘어야 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경제활동이 줄면 민간소비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3~4분기 GDP 증가율이 직전 분기 대비 0%대에 그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35%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한은 예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올해 한국의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0.3%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연구원은 이날 펴낸 ‘2020년 한국 경제 수정전망’ 보고서에서 “희망적인 ‘V’자 혹은 ‘U’자 형태 경기 반등보다 비관적인 ‘W’자 형태 이중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올해 국내 민간소비가 작년보다 3.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 등을 반영해 지난 4월 전망치(0.3% 증가)에서 크게 낮췄다. 연간 수출 증가율도 종전 -5.9%에서 -9.2%로 하향 조정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