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공포에 제주 쪽빛 바다 찾던 피서객들 '멈짓'

도내 주요 해수욕장 긴급 폐장, 분위기 썰렁…상인들 '울상'

23일 긴급 폐장한 제주 주요 해수욕장은 썰렁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피서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던 제주시 협재해수욕장에는 이날 낮 피서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협재해수욕장은 쪽빛 바다와 더불어 비양도가 한눈에 보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서객이 찾아 붐볐으나, 결국 이날 긴급 폐장에 들어가자 피서객 발길이 크게 줄었다.

해수욕장 백사장에는 실제 주인 없는 파라솔만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해상에 있는 레포츠 시설도 운영되지 않았다.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한 관광객은 "해수욕장 폐장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했다"면서도 "백사장에서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며 물놀이를 하고 있지만 불안해서 서둘러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협재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제주시 금능해수욕장도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분위기였다.

금능해수욕장에서는 파라솔 등 피서 용품들이 벌써 철거돼 해수욕장 백사장 밖에 놓여 있었다.

피서객 수십 명이 찾아 물놀이를 즐기긴 했지만 대부분 물 밖 마스크 착용과 다른 사람과의 2m 간격 유지 등의 방역 준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정부는 수도권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제주 등 전국 100여 개 해수욕장을 이날부터 폐장하도록 조치했다.

제주시 협재와 금능해수욕장은 애초 이달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8일 이르게 문을 닫아야만 했다.

도는 도내 11개 지정해수욕장을 폐장하고 다른 사람과 접촉이 발생할 수 있는 샤워장과 탈의장, 대여 시설, 계절 음식점 등의 영업 시설 및 편의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해수욕장 부근 일부 상인은 물놀이용품을 대여하는 등 영업을 지속하기도 했다.

해수욕장 한 상인은 "코로나19로 해수욕장 상인들이 연일 장사가 안돼 죽을 맛이다"며 "튜브 등 몇몇 용품을 대여해주긴 했지만, 장사가 도무지 안돼 곧 접을 생각"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도는 주요 해수욕장에서 물놀이용품 대여 영업을 중단하도록 홍보하고 기존에 야간 물놀이 금지 조치에 따른 계도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지정 해수욕장 못지않게 많은 피서객이 몰리는 비지정 해수욕장과 계곡 등에서의 방역 활동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뜸했다가 지난 20∼21일 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여기에 수도권 재확산 여파로 지난 22일을 기해 제주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도는 또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행사와 회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12개 종류별 고위험업소에 대해서는 방역수칙에 대한 엄격한 준수를 권고하고, 전체 이행실태를 점검하면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영업 중단 등의 행정조치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마스크 착용은 가장 기본적인 방역수칙"이라고 전제한 뒤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는 경로당 등 사회복지시설과 공공시설, 고위험 업소의 운영 중단 여부도 앞으로 코로나19 상황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결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