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방한 한중관계 개선의지 확인…'중국지지' 요청에 부담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 미중관계 입장 설명…미중갈등 격화로 설득·압박 커질 듯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의 방한은 한국과 중국이 양국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양제츠 정치국원은 양국 협력을 논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에서 사실상 지지를 요청, '고래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한국 외교에 부담을 안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정치국원은 22일 부산에서 총 6시간에 달하는 회담과 오찬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화는 코로나19 방역,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중국 일대일로의 연계 등 보건·안보·경제를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하는 등 한중관계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후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 중국 측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으로서, 한중 간 고위급 대면 소통을 통해 양국 간 교류·협력을 회복하고 활성화해나가고자 하는 양국 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제츠 정치국원은 외교가의 예상대로 한국에 부담이 되는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양제츠 위원은 최근 미중 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고, 서훈 실장은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이 다방면에서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면서도 한국 측에 최소한 중립 또는 중국 편을 들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미중은 무역, 화웨이,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설득과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이런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도 중국이 미국과 경쟁에 대비해 이웃국과 관계를 다지는 '우군 확보'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 20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에서도 미국을 겨냥해 국제 협력과 정의를 강조하면서 "중국은 싱가포르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협력해 전략적 신뢰와 실무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미중 전략경쟁에서 한국과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 같은 중요한 거점"이라며 "중국이 두 나라의 태도나 향배에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고 싶어 방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경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관심과 설득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되면서 그 강도를 키워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중 갈등에 대비해 안보·경제·과학기술·가치규범 등 4개 분야에서 한국 외교가 지향해야 할 대응 원칙을 최근 제시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측면이 많아 실제 현안에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번 회담에서도 정부는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했을 뿐 중국의 입장 설명에 명확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흥규 소장은 "브리핑 내용을 보면 정부가 중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답은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회담은 서로 가장 껄끄러워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한 탐색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그러나 양제츠 정치국원은 양국 협력을 논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에서 사실상 지지를 요청, '고래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한국 외교에 부담을 안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정치국원은 22일 부산에서 총 6시간에 달하는 회담과 오찬 협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화는 코로나19 방역,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한국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중국 일대일로의 연계 등 보건·안보·경제를 아우르는 폭넓은 분야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양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하는 등 한중관계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키자는 데 뜻을 모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후 서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 중국 측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으로서, 한중 간 고위급 대면 소통을 통해 양국 간 교류·협력을 회복하고 활성화해나가고자 하는 양국 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제츠 정치국원은 외교가의 예상대로 한국에 부담이 되는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양제츠 위원은 최근 미중 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 측 입장을 설명했고, 서훈 실장은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이 다방면에서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면서도 한국 측에 최소한 중립 또는 중국 편을 들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미중은 무역, 화웨이,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등 여러 현안을 두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려는 설득과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이런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도 중국이 미국과 경쟁에 대비해 이웃국과 관계를 다지는 '우군 확보'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 20일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에서도 미국을 겨냥해 국제 협력과 정의를 강조하면서 "중국은 싱가포르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협력해 전략적 신뢰와 실무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미중 전략경쟁에서 한국과 싱가포르는 동아시아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 같은 중요한 거점"이라며 "중국이 두 나라의 태도나 향배에 대단히 많은 관심을 갖고 이야기하고 싶어 방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경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관심과 설득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되면서 그 강도를 키워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중 갈등에 대비해 안보·경제·과학기술·가치규범 등 4개 분야에서 한국 외교가 지향해야 할 대응 원칙을 최근 제시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측면이 많아 실제 현안에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번 회담에서도 정부는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했을 뿐 중국의 입장 설명에 명확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흥규 소장은 "브리핑 내용을 보면 정부가 중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답은 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 회담은 서로 가장 껄끄러워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한 탐색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