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규정대로 집행"…승객들 "비현실적"
오사마 빈라덴 습격 참가했다는 남성도 탑승 거부
미 2살 젖먹이 마스크 안 쓴다고 항공기 강제 하차 논란
미국 항공사가 두 살배기 아기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 한다는 이유로 그 엄마와 자녀 6명을 강제로 내리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브루클린에 사는 차야 브룩(39)은 지난 19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 여객기에 탑승해 이륙을 기다리던 중 난데없는 소리를 들었다.

6남매와 함께 좌석에 앉아있던 그에게 승무원 한명이 다가와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
브룩의 자녀 중 두살배기 딸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브룩은 "아기에게 마스크를 씌웠지만 자꾸 벗으려 한다"면서 "기내 방송으로 어린이는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예외라고 들었다"며 하차를 거부했다.

하지만 승무원은 '2살부터는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한다'는 항공사 규정을 들어 하차 요구를 꺾지 않았고, 끝내 브룩이 자녀 6명을 데리고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이륙했다.

브룩이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승객들이 자신의 편을 들며 승무원들과 대립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승객들은 "이 엄마가 잘못한 게 뭐냐" "하차는 공정하지 않다"면서 동승을 요구했으나 승무원들은 오히려 "모든 승객이 하차해야 한다"며 비행기를 띄우지 않았다.

결국 승객 중 브룩을 돕는 데 가장 앞장섰던 가족마저 졸지에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렸고, 그제야 비행기는 한 시간가량 지연 이륙했다.

비행기에서 쫓겨난 두 가족은 나중에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ABC 방송은 전했다.

브룩은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다"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미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출신인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 남성은 미니애폴리스에서 출발하는 델타 항공기에 탔다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좌석에 앉아있는 사진을 올리고 "나는 겁쟁이가 아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이 사진은 나중에 삭제됐다.

이 남성의 이름은 로버트 오닐로, 9·11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이 2011년 미 공습으로 사살될 당시 작전에 투입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2살 젖먹이 마스크 안 쓴다고 항공기 강제 하차 논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