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속 다급했나…전대 피날레 맞춰 관행 깨고 '바이든 때리기' 올인
수락연설 직전 '30분' 폭스뉴스 인터뷰, 스포트라이트 선점 시도 '시선분산'
[미 민주 전대] 적진 출격, 수락연설 맞불 인터뷰…잔칫날 재뿌린 트럼프(종합2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락연설을 김빼기 위해 맞불 행보에 나서며 '바이든 때리기'에 올인했다.

전대 피날레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몇시간 앞두고 펜실베이니아 그의 고향에 출격하는가 하면 '스포트라이트'를 뺏기 위해 수락연설 직전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까지 하는 등 남의 잔칫날에 재뿌리기를 제대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바이든의 수락연설 직전인 9시30분부터 약 30분 동안 폭스뉴스에 출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체스의 달인'에 비유하며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들을 잘 다룰 협상 능력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인지능력에 대한 공격도 이어갔다.

또한 우편투표 확대 문제를 거듭 거론, 구체적 근거 없이 "이번 선거가 역사상 최악의 사기가 될 것"이라며 선거 현장에 법집행 인력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인터뷰가 나흘간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의 마무리에 대한 대항 프로그램 성격으로 편성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앞서 오후 펜실베이니아 올드포지의 건축자재 공급업체인 '마리오티 건축자재' 건물 밖에서 가진 연설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느린 조'라는 경멸적 별명으로 부르며 "는 70년 전에 스크랜턴을 떠났다.

그는 오래 전 떠났다"며 "스크랜턴과 펜실베이니아를 버렸다"고 공격했다.

올드포지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 스크랜턴의 옆동네이다.

바이든 가족은 바이든이 미국 나이로 10살 때 이 곳을 떠났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고향을 버렸다"는 프레임을 덧씌우면서 대표적인 경합주(스윙스테이트)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이 바이든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열을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조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의 친구가 아니다.

그는 여러분에게 있어 최악의 악몽"이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종 무역합의와 기후협약을 비롯, 펜실베이니아에 대한 모든 세계주의적 공격을 지지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극좌의 꼭두각시"라는 이념 공세를 계속하고 어떤 전임 정권 보다 많이 성취했다며 치적 자랑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자신 덕분에 북한과 전쟁을 막았다는 주장을 또 꺼내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자화자찬하면서 최근 한국에 큰 발병이 있었다고 전날에 이어 또다시 언급, 한국의 코로나19 재확산 문제를 새로운 단골메뉴로 꺼내들기 시작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던 곳으로, 재선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할 승부처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이든 고향 출격은 이번주 민주당 전대 일정에 맞춰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경합주 공략 '맞불' 투어의 마지막 일정이기도 하다.

17일에는 민주당의 전대 장소인 위스콘신주와 미네소타주, 18일에는 애리조나주, 아이오와주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이은 재뿌리기 행보는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만큼 다급한 상황을 반영해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상대 당의 전대 기간에는 존중의 의미에서 공세를 자제하는 그간의 정치 관행을 또한번 파괴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