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동맹은 안보의 한 수단일 뿐…대미 종속적 사고 극복해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노약자와 어린이들의 아픈 곳을 낫게 할 약품과 물자, 여성과 아동 건강을 위한 식량 지원이 정치적인 이유로 멈춰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광복 75주년 기념 평화통일포럼에서 "경계를 넘나드는 재해와 재난을 이겨내려면 남과 북도 군사분계선을 넘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정치, 군사, 외교, 안보 등 어떤 의제도 이제 '생명'의 문제에 우선할 수는 없다"면서 "이것이 한반도 생명공동체로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상식이며 기본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이후 북측에 소독약과 방호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보내는 '작은 결재'를 시작했다고 언급하고, "이제 협력의 접촉면을 넓혀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보건의료와 공동방역, 기후환경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비핵화와 남북 경제협력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이 장관은 "정치·군사적 의제로서의 비핵화, 평화구조 정착, 경제 협력의 큰 담론도 뒤로하거나 잊고 지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 군사, 안보의 측면에서 남북관계를 전면 복원시키고, 한반도 평화경제의 공존과 번영의 길을 열어가는 노력도 결코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을 평화통일의 희년으로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미래 세대는 더 큰 한반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이어진 대담에서 정부의 통일정책 추진을 가로막는 대외적, 대내적 요인을 지적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인영 장관은 인도적 사업을 한미 워킹그룹에 구애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워킹그룹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발목 잡으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책적 우선순위는 굉장히 낮지만, 한국에서는 죽고 사는 문제"라면서 "국민 내부의 종속적인 대미 사고방식을 극복하고, 동맹을 가치가 아닌 안보의 한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