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사단 복구 참여 의사 피력, 공무원 수해현장 자원, 자원봉사자들 만류에도 지원
확진자 나온 오곡면은 복구 재개 보류, 곡성군 이재민 불편 최소화 노력
'코로나19, 의지로 극복' 곡성 민관군 합심으로 수해복구 재개
"코로나19 확산세도 우려스럽지만, 처참한 수해 현장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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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와 공적 차원의 수해 복구가 중단된 전남 곡성군에서 21일 중단 하루 만에 복구가 재개됐다.

복구 재개를 결정한 데에는 군과 공무원들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전남 수해 지역 곳곳에서 2주째 대민지원을 펼치고 있는 육군 제31보병사단은 곡성군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20일 하루 동안 곡성 지역 복구 인력, 장비 지원을 피치 못하게 중단했다.

다른 지역에 더 많은 복구 인력을 투입하면 그만이었지만, 31사단은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곡성군 확진자가 나온 소식을 들으면서부터 밤새 자체적으로 대민지원이 재개할 방안을 찾았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과 대민지원 대상지와의 위치, 추가 확산 가능성, 방역 대책 등을 꼼꼼하게 점검한 31사단은 곡성군에 당장 내일부터 지원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 과정에서 유근기 곡성군수와 소영민 31사단장은 직접 통화하며 소통했고, 곡성군에 나가 있는 군 연락관도 현장 조율에 나섰다.

31사단은 이날 다시 대민 지원 인력을 파견하며 오히려 1개 부대 인력 100여명을 증원해 이날 총 625명의 장병을 투입했다.

'코로나19, 의지로 극복' 곡성 민관군 합심으로 수해복구 재개
군에서 대민의사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곡성군의 수해 복구 재개 가능성에 탄력이 붙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원 장병들은 삼중으로 이상 증상 여부를 체크하고, 현장에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접촉 주민들에게도 현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유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1사단 관계자는 "곡성 등 전남 수해 지역에서 다른 부대와 협업으로 대민지원을 펼치며 절박함을 몸으로 느끼고 있어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며 "오랜 수해 복구 지원에 장병들의 피로가 누적됐지만, 장기간 지원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 지원 의사에 곡성군 공무원들도 화답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 외부 지원을 요청하기 어려워지자 곡성군 전체 공직자 860여명 중 필수 행정 인력을 제외한 3분 2에 가까운 470여명의 공무원이 수해 복구 현장으로 다시 투입됐다.

곡성군은 확진자가 나온 오곡면은 당장 복구를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재민을 돕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나와 복구가 덜 된 자택으로 복구한 이재민들을 위해 매트, 이불, 반찬 등 숙식에 필요한 기본 생필품을 제공하고 필요한 사람에겐 텐트도 제공하고 있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를 하러 대구에서 달려온 민간단체도 수해 복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구 가톨릭 사회복지회 직원과 봉사자 60명은 '확진자가 나왔으니, 오시지 않아도 된다'는 만류에도 이날 자발적으로 곡성지역을 찾아왔다.

지난 17일 이미 한 차례 봉사를 펼친 적이 있는 이들 단체는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 당시 받은 타지역의 많은 도움을 갚기 위해 수해 복구에 나섰다.

대구 가톨릭 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직접 보니 너무 비참한 수해 현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만류에도 찾아왔다"며 "수해 봉사에 참여한 이들 대부분이 복지시설 종사자들로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수달째 몸에 밴 이들이라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의지로 극복' 곡성 민관군 합심으로 수해복구 재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