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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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권력의 일부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에게 이양했다고 밝혔다. 또다시 김정은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지만 그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전체회의 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에서) 위임통치라는 말이 나왔다”며 “김여정이 (북한) 국정 전반에서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정은이 여전히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며 “김여정은 김정은에게 올라가는 대남·대미 정책, 대미 전략 등의 중간보고를 받는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결재를 다 못하니까 장관이 하지 않느냐. 그렇게 보면 된다”며 “중요한 건 (김정은) 본인이 직접 챙긴다”고 추가 설명했다.

국정원은 위임통치 배경과 관련해 “김정은의 통치 스트레스 경감과 정책 실패 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차원에서의 책임 회피, 9년간 통치하면서 갖게 된 자신감의 발로”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의원은 “(위임통치는) 후계 통치 차원이 아니고 후계자를 결정하지도 않았다”며 “위임통치는 김여정 1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박봉주 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는 경제 분야, 최부일 부장은 군사 분야, 당 중앙위군사위부위원장인 이병철은 전략무기 개발을 위임받았다”고 했다. 여야 간사는 “위임통치는 북한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고, 국정원에서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양당 간사는 모두 선을 그었다. 하 의원은 “(국정원에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건강 이상설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실질적으로 여러 첩보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수해·코로나19 피해 상황도 심각한 것으로 보고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은 최근 집중호우로 강원도, 황해남북도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김정은 집권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보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급증했다고 보고했다”며 “지난 10일에는 황강댐의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락근/성상훈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