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광복절 집회에 "우리와 무관"…주호영 "하지 말았어야"

미래통합당에서 이른바 '태극기'로 불리는 극단적 우파 보수세력과 거리를 두려는 기류가 두드러지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 등을 중심으로 형성된 극우 성향의 집단·정당들은 '태극기 부대'와 뒤섞이면서 광화문 광장에서의 반정부 집회를 주도해왔다.

이들 중 상당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지지자이자 선거에서 무조건 통합당을 찍는 콘크리트 지지층이기도 하다.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시절 황교안 대표가 광화문 집회와 단식 투쟁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손을 잡고 연단에 선 것도 결국 이들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서면서 이들에게 선을 긋기 시작했다.

'보수통합' 깃발 아래 극단의 세력까지 끌어안으려는 강경 노선과 득표전략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통합당의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타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국면에 이르자 아예 '손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를 강행하고,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전 목사나 차명진 전 의원,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칫 지지율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통합, 이 참에 '극우' 손절하나…배현진도 김문수 직격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광화문 집회가) 야당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라고 말했다.

광화문 집회의 메시지도 살펴야 한다고 했던 주호영 원내대표는 20일 "하지 말았어야 할 행사"라면서 "우리가 주최한 것도 아니고, 참석을 독려하지도 않았고, 마이크를 잡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방역 실패를 우리와 엮지 말라"며 정부·여당에 역공을 펴는 것과 별개로 극우 진영을 향해서도 짜증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전 목사와 활동을 함께 해온 기독자유통일당이 광화문 집회에 조직을 동원했다면서 "이런 반사회적 정당은 존재해선 안 된다.

국민께 사과하고 자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과 정치적 동반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향해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코로나) 검사가 어려운 일이냐"고 물었다.

김 전 지사가 지난 16일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한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자와 함께 국회의사당역에서 지하철을 타려다가 동행을 요구하는 경찰관에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며 항의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배 의원은 "당장 자리에 임직해 있지 않더라도 본인이 국정 책임의 직권을 맡았던 주목받는 인물일수록 정부의 방역 조치에 더욱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소득을 앞세워 중도층으로, 5·18 사과를 앞세워 호남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통합당의 행보와 극우층의 간극은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차 전 의원은 통합당을 '미통당'으로 지칭하며 "애먼 미통당까지 도매금으로 끌고 들어가서 무릎 꿇고 질질 짜고 난리를 치나"라고 김 위원장의 전날 광주에서의 '무릎 사과'를 직격했다.
통합, 이 참에 '극우' 손절하나…배현진도 김문수 직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