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붐비는 교차로에 빈 관과 방호복 차림 마네킹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20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남부 맘팡 프라파탄의 교차로에 빨간색 글씨로 '코로나19 희생자'라고 쓴 관과 방호복, 마스크, 페이스쉴드 차림의 마네킹이 전시됐다.
교차로를 지나던 시민과 차량 운전자들은 '관과 의료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맘팡 프라파탄 지역 담당 공무원은 "빈 관을 전시한 행동이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관이 세워진 자리 건너편에 국수 가게를 하는 무하맛 솔레는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좀 더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주 정부는 시내 다른 지역 교차로에 관과 의료진 마네킹 설치를 늘릴 예정이다.
앞서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푸르워조의 한 마을이 코로나19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전통 귀신 '뽀쫑'(Pocong) 차림 경비를 마을 입구에 배치해 화제가 됐다.
이 마을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진입로를 모두 막고, 뽀쫑이 지키는 출입구 한 곳만 남겨뒀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식 장례 절차는 시신을 일정 규격 천으로 감싸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섯 곳을 끈으로 묶어 단단히 고정한다.
이렇게 묶어둔 시신을 '뽀쫑'이라 부른다.
이 마을 대변인은 "뽀쫑은 우리에게 죽음을 상기시킨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조치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은 뽀쫑이 될 수 있다"고 귀신 차림 경비를 세우는 이유를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매일 2천명 안팎을 이어가고 있다.
확진자 수는 전날 1천902명 추가돼 누적 14만4천945명이고, 사망자는 6천346명이다.
자카르타의 확진자가 3만465명으로 21%를 차지해 가장 많다.
자카르타 주 정부는 4월 10일부터 8주 동안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이라는 준봉쇄 조치를 시행한 뒤 6월부터 사무실 근무, 식당 매장 내 식사 등을 허용하는 전환기 규정을 이달 27일까지 시행 중이다.
아니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최근 "자카르타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기에 단계적 정상화 정책에 '비상 브레이크'를 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