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치려고 위협하며 인종차별적 발언 쏟아내
'코로나바이러스'…더블린서 청소년들이 중국 여성 물에 빠뜨려
아일랜드에서 한 중국계 여성이 10대 청소년들에게서 인종차별을 당한 끝에 수로(canal)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더블린 캐슬노크에 사는 중국인 여성 셸리 슝(Shelly Xioung)씨는 지난 14일 '로열 커낼'(Royal Canal) 인근을 걷고 있었다.

슝씨는 현지 10대 청소년 서너명을 만났고 이들이 자전거로 자신을 거의 치려고 했다고 전했다.

몇분 뒤에 그녀는 또 다른 청소년들을 만났으며, 그들이 자신에게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청소년 무리는 그녀에게 "차이니즈 누들 앤드 프라이드 누들"이라고 말하는 등 계속해서 모욕했다고 밝혔다.

슝씨는 이들에게 인종차별을 멈추라고 외쳤다.

청소년들이 달아가자 슝씨는 이들을 쫓아갔고, 15명 이상의 10대가 모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중 한 명이 슝씨를 갑자기 밀어 수로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슝씨는 "누가 밀었는지 보지 못했다"면서 "나보다 훨씬 크고 힘이 센 청소년 15명 이상이 있는 곳으로 쫓아간 내가 용감했던 건지 멍청했던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주변을 지나가던 행인 3명이 슝씨 옆으로 다가왔고, 청소년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만약 행인들이 없었다면 청소년들이 다시 돌아와 자신을 빠뜨렸을 수도 있었다고 슝씨는 말했다.

아일랜드에서 14년을 산 슝씨는 그동안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모욕을 겪은 적은 많지만 이번처럼 폭행으로까지 이어진 적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주변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들(10)의 안전이 걱정되며, 당분간 수로나 공원 근처에 가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슝씨가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목격했거나 관련 정보가 있다면 경찰에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