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맞아 육성파일 공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45년 전 김대중 목소리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입니다.

"
1975년 4월 19일 박정희 유신 정권에 대항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울 중구 정동 젠센 기념관에서 시민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

정치적 감시가 엄혹하게 이뤄지던 유신정권 시기지만 시민들은 중간중간 박수와 환호로 김 전 대통령의 연설에 화답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17일 김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45년 전 김 전 대통령의 육성 자료를 최초 공개했다.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씨알의 소리' 창간 5주년을 기념해 열렸던 시국강연회에서 김 전 대통령이 했던 약 185분 길이의 연설 중 '행동하는 양심'과 관련된 부분만을 별도로 편집한 이 자료는 3개의 파일로 이뤄져 있으며, 총 2분 5초 분량이다.

당시 만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행동하는 양심'에 대해 언급하며 독재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동하는 양심'은 김 전 대통령이 1975년 3월 8일 동아일보 1면 하단에 기명으로 낸 후원 광고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으로, 민주화 운동 시기 그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동시에 2009년 6월 11일 그의 마지막 대중연설에서도 언급해 이 표현은 그의 유언이 되기도 했다.

그는 "생각하는 국민, 행동하는 국민이어야만이 살 수 있다"며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고 할 것 같으면 나는 머지않아서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것을 (…) 그것은 틀림없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내가 보증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이는 김 전 대통령이 유신정권 시절 국내에서 한 유일한 연설"이라며 "청장년 시기 당대 최고의 대중 연설가로서 큰 명성을 얻었던 김 전 대통령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