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막판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여권의 지지율 급락세로 인한 위기 극복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은 저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마무리와 권력기관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하면서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호우 피해 사태로 중단됐다가 16일 온라인으로 재개된 호남권·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지금은 위기"라고 진단하고 "당의 중심에 서서 위기에 대처하려고 한다"며 "언제든 대통령을 뵙고 정부에 입장을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부겸 후보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이 할 일을 또박또박하면 된다"며 "당 대선주자를 위해 손에 흙을 묻히고 돌팔매를 맞는 킹메이커 당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는 "지지율 하락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진짜 위기를 막을 수 있다"며 "당이나 차기 대선의 안정적 관리라는 말은 그만둬야 한다"고 이낙연 김부겸 후보를 직격했다.

최고위원 연설회에선 핵심 지지층인 친문(친 문재인) 표심 잡기 경쟁이 뜨겁게 펼쳐졌다.

지지율 급락이 청와대와 문 대통령이 아닌 당이 잘못한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노웅래 후보는 "당이 매우 어려울 때 자기 혼자 살려고 각자도생할 것인가 아니면 당을 추스르고 바로 세우려 앞장설 것인가"라며 "사사건건 왜 청와대만 쳐다보나.

욕을 먹더라도 당이 먹겠다"고 말했다.

김종민 후보는 "당이 제대로 응답을 못 해 경고를 보내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다시는 거꾸로 가지 못하게 법과 제도로 근본적 개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한병도 후보는 "요새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레임덕 이야기가 나오는데, 레임덕이 온 것인가 아니면 레임덕을 원하는 것인가"라며 "코로나19를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대통령, 경제성장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 대통령에게 레임덕이 있다면 세계에 레임덕 없는 대통령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신동근 후보는 "근본적인 위기 극복의 길은 당정청이 하나가 돼 촛불 개혁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소병훈 후보는 "총선 이후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냉정하게 분석하고 당의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후보들은 호남권 연설회에서 5·18 왜곡처벌법을, 충청권 연설회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약속하며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與 당권레이스 막판 '위기' 화두로…저마다 적임자 목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