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력 투입 자제 요청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감

"1초가 급한데" 코로나 재확산 조짐에 수해복구 차질 우려
코로나19의 전국적인 재유행 조짐이 일면서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수해복구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휴일에는 하루평균 2천~3천명의 자원봉사자가 수해 현장인 전남 구례·곡성·담양을 찾아 복구작업을 돕고 있는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이들을 계속 받아들이기가 곤혹스럽게 됐다.

하지만 복구작업에 자원봉사자 등 도움의 손길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이들을 마냥 거부할 수도 없어 지자체와 방역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해하고 있다.

16일 전남도와 시군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3천여명의 민관군 자원봉사자가 전남 구례·곡성·담양·나주에서 복구작업에 참여했다.

군인 1천299명·공무원 1천35명이며, 민간인도 556명이 피해 현장에서 땀을 흘렸다.

수해 발생 이후 전날까지 민관군을 통틀어 모두 2만1천여명이 수해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1초가 급한데" 코로나 재확산 조짐에 수해복구 차질 우려
전남도는 이 중 3분의 1가량이 도내 거주자가 아닌 광주를 포함한 외지인력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주택·상가 침수 현장에 투입돼 지역민들의 실생활 복구작업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급작스레 확산하면서 당장 다음날부터 이전처럼 자원봉사자 인력투입이 힘들어질 것으로 보이자 지자체와 지역민들은 복구작업 지연과 감염병 감염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자원봉사자와 외부인력 도움의 손길에 힘을 냈던 피해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스러우면서도 복구작업을 지원하는 도움의 손길이 끊길까 걱정하고 있다.

구례 5일시장의 한 상인은 "코로나19가 무섭기는 하지만 도와주시는 분들이 없으면 아직도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어떻게 치울수 있겠느냐"며 "산 넘어 산이라더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들도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장마는 끝났다고 하지만 집중호우가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이고, 여름 태풍 걱정도 안 할 수가 없어 복구작업을 신속히 마무리해야한다.

"1초가 급한데" 코로나 재확산 조짐에 수해복구 차질 우려
방역당국도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하루 수천 명의 인력을 감염병에 매우 취약해져 있는 수해 현장에 무작정 계속 투입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외부 자원봉사는 당분간 받지 않기로 외부에 공문을 발송하고 도내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군경 인력을 늘려 현장에 투입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또 수해복구 현장의 방역 작업도 코로나19 지침에 따라 강화하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장을 좋은 뜻으로 찾아오는 분들의 손길이 자칫 감염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외부 자원봉사나 인력투입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복구작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군 지자체와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