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태풍 없었던 7월…장마 끝나도 소나기 종종 내릴 듯
중부지방 '54일 최장 장마' 오늘 끝…비 그치니 푹푹 찐다(종합)
54일째 이어진 역대 최장기간 중부지방 장마가 16일로 끝난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 이날 아침까지 비가 온 후 정체전선이 북한으로 북상해 중부지방 장마가 종료되겠다고 밝혔다.

중부지방 '54일 최장 장마' 오늘 끝…비 그치니 푹푹 찐다(종합)
중부지방 장마는 지난 6월 24일 시작돼 이날까지 54일간 이어졌다.

이는 앞서 최장기간인 2013년의 49일을 넘어선 기록이다.

제주의 장마 기간도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49일로, 기존에 가장 길었던 1998년의 47일을 경신했다.

남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38일간 장마가 이어졌다.

긴 장마철 많은 비가 내리면서 6월 1일∼8월 15일 전국 누적 강수량은 920여mm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 570여mm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이 기간 최다 누적 강수량은 2011년 970여mm다.

올해 수치는 추후 기간 변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 초반에는 정체전선이 주로 제주도 인근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저기압과 함께 영향을 줘 남부와 해안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렸고, 7월 하순부터는 중부지방에서 오르내리며 해당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제4호 태풍 '하구핏'에 의한 수증기 유입, 5호 태풍 '장미' 상륙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내륙과 해안 관계없이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또 하나 특징은 7월 중 태풍이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하구핏은 지난 1일, 우리나라에 처음 상륙한 장미는 지난 9일 발생했다.

1951년 기상관측 이래 7월에 태풍이 발생하지 않은 해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10년간(2010∼2019년) 7월 평균 태풍 발생 건수는 4.3건이다.

기상청 태풍센터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넓게 확장해 있어 상승기류가 발달하지 못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면 태풍이 발달해 한반도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마가 끝나면서 무더위가 찾아온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음 주까지 충청도, 강원 동해안, 남부지방과 제주도 북부는 낮 기온이 35도 내외, 그 밖의 서울·경기도와 강원 영서는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많겠다.

서울 전역에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내려진다.

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밤사이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아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높은 습도로 인해 체감온도가 더 높으니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축산업, 산업, 농업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장마가 끝나더라도 대기가 습하고 더워 소나기가 내리거나 기압골에 의한 비가 올 수 있다.

이날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는 대기 불안정에 의해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을 예정이다.

소나기에 의한 강수량은 5∼20mm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