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5주년에 만난 독도 유일 주민 김신열씨
"독도가 함께 있으니 전혀 외롭지 않아요"
"세상 떠난 남편이 그토록 사랑한 독도인데 내가 여길 떠날 수는 없지요.

"
광복절 제75주년을 맞은 15일 독도에서 만난 주민 김신열(82)씨는 독도 주민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노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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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서쪽섬에 있는 숙소에서 사는 김씨는 80을 넘긴 고령이어선지 청력이 약해지긴 했지만 또렷한 발음으로 남편(고 김성도 이장. 2018년 작고)과 독도에서 함께 살던 옛 시절을 더듬었다.

제주도 해녀 출신은 그는 지난 1991년 가을 남편과 함께 주소지를 독도로 옮긴 이후 지금까지 독도 주민으로 살고 있다.

그는 남편과 함께 독도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샘물(물골)로 올라가는 998계단을 만든 '억척 아지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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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을 연상케 하는 가파른 그 오르막을 그는 매일같이 오르며 물을 길어왔다고 한다.

남편이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가면 그는 해녀가 되어 독도 바닷속을 누비며 해산물을 땄다.

"독도가 함께 있으니 전혀 외롭지 않아요"
2녀 1남의 자식들이 울릉도에서 학교에 다니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뒤에도 부부는 독도를 떠나지 않고 꿋꿋하게 삶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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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없던 시절이어서 외부와 연락이 안 되는 것은 물론 태풍은 왜 그리도 잦은지 지난 2003년에는 손수 지은 숙소가 크게 파손되는 바람에 한동안 울릉도에 나와 있어야 했다.

숱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난 2006년 일반전화가 개통되는 등 독도 생활도 조금씩 편리해져 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예전만큼 어로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못하게 됐고 급기야 2년 전 남편이 지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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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김씨는 외롭고 힘든 생활을 뒤로하고 잠시 울진에 있는 큰딸 집에서 지내며 독도를 오가는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달 29일 독도 집을 찾은 그는 현재 둘째 사위(울릉도 거주)의 도움을 받으며 편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조촐한 밥상을 차려 남편 사진 아래에 두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김씨는 "독도를 지켜달라는 남편의 유지를 잊지 않으려고 늘 밥상을 차려 놓는다"며 "남편은 곁에 없지만, 독도가 함께 있으니 전혀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독도가 함께 있으니 전혀 외롭지 않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