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주자 지지부진 속 윤석열 3위 굳건…"보수층 지지 높아"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독주하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을 이재명 경기지사가 처음으로 제쳤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오면서다.
야권 역시 주요 주자들이 한 자릿수 지지도에 그치는 가운데 정치권 밖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으며 3위 주자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탄핵 국면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미래통합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추월하는 등 정당 지지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대권구도 역시 이에 맞물려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는 이 지사가 19%, 이 의원이 17%로 역전이 이뤄졌다.
갤럽 조사에서 7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 지지율이 2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위 모두 여전히 여권 주자이지만, 이 의원이 전월보다 7%포인트 내리고 이 지사가 6%포인트 오르면서 1·2위 자리가 바뀐 것이다.
이 의원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권 지지율 급락이 꼽힌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고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등 당정 대표성이 큰 만큼 여권 지지율과 연동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른바 '엄중모드' 라는 이 의원의 지나치게 신중한 언행 등 정치스타일이 강하고 역동적인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우리 국민 특유의 '다이나믹' 정서와 맞지 않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4·15 총선을 전후해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온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추가 상승 동력을 얻으며 마침내 이 의원을 앞질렀다.
그 역시 민주당 소속이지만 광역단체장으로서 여의도 중앙정치에서 반발짝 물러나 있는데다, 코로나19 대응, 재난안전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사이다' 독자행보가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갤럽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 의원(37%)이 이 지사(28%)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예선'에 해당하는 당내 경선을 생각했을 때에는 여전히 이 의원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여권 내 선두 다툼은 당 지도부 교체 시기와 맞물려 치열해질 전망이다.
8·29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이 의원은 여권 지지율 급락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난국을 돌파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당 대표가 될 경우 7개월 임기 동안 보여주는 리더십이 대권주자인 이 의원 개인에게도, 민주당에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이 지사는 경기도정에 집중하는 한편 전국적인 파급력을 가진 주요 의제를 던지며 영향력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갤럽 조사에서 윤 총장은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9%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3%), 무소속 홍준표 의원(2%) 등이었다.
갤럽은 "윤 총장은 현직 정치인이 아님에도 꾸준히 차기 후보감으로 꼽히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는 60대 이상, 미래통합당 지지층, 성향 보수층, 대구·경북, 대통령 부정 평가자 등의 20% 내외가 그를 꼽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