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배석래 이등중사·김학제 일병…유가족 유전자 시료가 결정적 역할
70년 만에 '이름' 되찾은 영웅들…6·25 전사자 신원 추가확인
6·25 전쟁 당시 전사한 '이름 없는 영웅'들이 약 70년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국방부는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유해 1구와, 지난 6월 미국에서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 1구의 신원이 배석래 이등중사와 김학제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고(故) 배석래 이등중사는 제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뒤 정전협정 체결(1953년 7월 27일)을 불과 2주가량 앞두고 1953년 7월 11일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 중 전사했다.

4차 전투는 철원 북방의 백마고지와 화살머리고지를 확보하고 있던 국군 제2사단이 중공군 제23군 예하 제73사단의 공격을 격퇴하기 위해 벌인 전투다.

배 이등중사의 유해는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이뤄진 DMZ 내 전사자 유해발굴을 통해 발굴될 수 있었다.

탄약, 대검, 인식표, 전투화 등 다수의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

70년 만에 '이름' 되찾은 영웅들…6·25 전사자 신원 추가확인
고 김학제 일병은 카투사(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 미7사단 31연대 소속으로, 1950년 미군과 중국군이 맞붙었던 장진호 전투 당시 교전 중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올해 6·25 행사 당시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에서 봉환됐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호국영웅 귀환행사'와 '안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한편, 두 사람의 신원이 최종 확인되는 데에는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151명이다.

그러나 수습되지 않은 유해를 포함해 13만여구 유해에 대한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으로, 그만큼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 동참이 절실하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당신도 유가족일 수 있습니다'라는 캠페인을 지속하는 한편 비대면 상태에서도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가 가능하도록 '비접촉 참여가능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