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스마트폰 등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판매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원가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ODM을 통해 생산한 스마트폰 비중은 전체의 8~10%(약 3000만 대) 정도로 추정된다. ODM은 제조업체가 개발·생산한 제품에 주문자 상표를 붙이는 것으로 주문자의 설계대로 제품을 만드는 OEM보다 제조업체 의존성이 높다. 현재 삼성전자의 ODM 제품은 중국 윙택 등이 맡고 있다. LG전자의 ODM 비중은 삼성전자보다 높은 약 50%로 추정된다.

두 업체는 중장기적으로 ODM 스마트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절감’ 목적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는 건 ‘낭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ODM 등을 통해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가전 사업에서도 OEM·ODM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저가형 김치냉장고와 의류관리기를 OEM 방식으로 생산 중이다. LG전자 역시 유선청소기 등 저가 모델을 중국 OEM 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달 초엔 삼성전자가 중국 장쑤성 쑤저우 노트북·PC 생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산업계에서 “삼성전자가 노트북 OEM·ODM을 더욱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