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9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합친 인도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샤오미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가며 작년 4분기 처음으로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21.1%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지만 두 분기 만에 삼성전자에 1위를 내줬다.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샤오미의 위세가 여전했다. 2분기에 점유율 29.4%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26.3%로 샤오미와의 격차를 줄이며 뒤를 쫓았다. IDC는 “삼성전자의 M21은 2분기 인도에서 가장 잘 팔린 상위 5개 모델 중 하나”라며 “온라인 전용 M시리즈가 오프라인 채널에도 출시되면서 점유율이 올랐다”고 분석했다.인도 시장에서는 피처폰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업체 샤오미와 비보는 인도에서 피처폰을 판매하지 않는다.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인도 시장 내 중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늘어나 하반기 중국 업체들의 판매량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스마트폰 등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저가 제품 중심으로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판매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원가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려는 목적이다.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ODM을 통해 생산한 스마트폰 비중은 전체의 8~10%(약 3000만 대) 정도로 추정된다. ODM은 제조업체가 개발·생산한 제품에 주문자 상표를 붙이는 것으로 주문자의 설계대로 제품을 만드는 OEM보다 제조업체 의존성이 높다. 현재 삼성전자의 ODM 제품은 중국 윙택 등이 맡고 있다. LG전자의 ODM 비중은 삼성전자보다 높은 약 50%로 추정된다.두 업체는 중장기적으로 ODM 스마트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절감’ 목적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는 건 ‘낭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ODM 등을 통해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가전 사업에서도 OEM·ODM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저가형 김치냉장고와 의류관리기를 OEM 방식으로 생산 중이다. LG전자 역시 유선청소기 등 저가 모델을 중국 OEM 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달 초엔 삼성전자가 중국 장쑤성 쑤저우 노트북·PC 생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산업계에서 “삼성전자가 노트북 OEM·ODM을 더욱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3월 갤럭시S20 출시를 준비하며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국내용 제품에 자사 ‘엑시노스 99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대신 그래픽 구현 성능이 뛰어난 퀄컴 ‘스냅드래곤865’를 채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국내용 프리미엄 제품에 다른 회사 AP를 채택한 건 갤럭시S5 출시(2014년) 후 6년 만이었다.한국 대기업의 부품 조달 전략이 변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좀 떨어져도 ‘식구’란 이유로 계열사 제품을 채택하던 관행이 사라지고, 경쟁사 제품이라도 성능이 좋으면 납품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정’보다 ‘실리’를 중시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갤노트20 한·중·미 모델에 퀄컴 AP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20에 이어 지난 5일 공개한 갤럭시노트20에도 미국 퀄컴의 AP를 채택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65+’ AP는 주요 시장인 한국, 미국, 중국에서 판매될 모델에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갤럭시노트 출시 이후 국내 판매 제품에 퀄컴 AP가 적용된 첫 사례다.AP는 데이터 송수신, 연산 등을 담당하는 스마트폰의 핵심 반도체다. 퀄컴은 세계 1위 AP 업체로 세계 3위권인 삼성전자의 경쟁사다. 2016~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퀄컴 조사 땐 삼성전자가 공정위 편을 들면서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보급된 국가엔 데이터 연산과 그래픽 처리 능력이 우세한 스냅드래곤을 장착하는 게 애플, 화웨이 등과의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무선사업부의 ‘실리주의’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조달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을 쓴다. 하지만 차기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공급사로는 중국 BOE도 고려하고 있다. BOE는 삼성전자에 삼성디스플레이 제품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을 제시해 가성비가 상대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LG전자, 중국 패널 적극 채용실리를 중시하는 핵심 부품 조달은 TV 사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차세대 TV 패널로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퀀텀닷) 디스플레이 대신 QLED, 마이크로LED를 선호하고 있다. QLED·마이크로LED TV는 중국이나 대만 업체에서 패널을 공급받아 내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LG전자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BOE는 최근 LG전자로부터 대형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패널도 LG디스플레이 외에 ‘제3의 공급사’ 제품을 쓰고 있다. ‘V60’ ‘벨벳’ 등 주력 스마트폰에 중국 업체의 OLED 패널을 넣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엔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가 롤러블 스마트폰 개발 파트너로 LG디스플레이가 아니라 BOE를 지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리’ 좇는 경향 갈수록 커져외부 조달을 늘리는 1차적인 원인은 ‘가격’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싼값’을 무기로 공세를 펼치는 중국 브랜드에 대응하려면 제조원가를 낮춰야 한다. BOE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 제품보다 20~30% 정도 저렴하다. BOE는 납품처 선정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유명한 미국 애플의 테스트를 받으며 품질력을 향상시켰다.물론 가격보다 성능을 따지며 상대적으로 비싼 타사 제품을 쓰는 회사도 적지 않다. 갤럭시S20에 LG화학 배터리를 쓴 삼성전자, 벨벳 폰에 소니 제품 대신 삼성 46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넣은 LG전자가 그렇다.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무역분쟁, 코로나19 등으로 경영 상황이 나빠질수록 ‘실리’를 좇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