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잃은 이재민 736명 가재도구 정리하며 재기의 몸부림
공무원 등 2천140명·민간 자원봉사자 500여명 투입 '쓸고 닦고'
일주일간 8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지역에 8일 모처럼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마(水魔)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기 위한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강원도에 따르면 수해 피해가 난 철원과 화천 등 도내 각 시군에서는 공무원과 군인 등 2천140여 명의 인력과 910여대의 장비가 대거 투입돼 수해 복구에 나섰다.

민간 자원봉사자 500여 명도 철원, 인제, 화천, 춘천, 홍천 등지에서 폭우에 잠긴 가재도구를 씻고 널어 말리는 복구작업에 투입돼 구슬땀을 흘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비롯한 강원도청 봉사단 40여 명 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찾아 복구에 나섰다.

강원도의회 도의원과 사무처 직원 등 70여 명도 이길리 마을을 찾아가 물에 잠긴 가구를 옮기고 마을 진입로에 쌓인 진흙을 제거하는 등 복구의 손길을 보탰다.

민간인통선(민통선) 마을인 이길리는 지난 5일 집중호우 때 한탄천의 범람으로 마을 전체가 완전히 물에 잠기는 큰 피해가 났다.

복구에 나선 봉사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수칙에 따라 착용한 마스크 너머로 가쁜 숨을 삼켰다.

폭우에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임시 수용 시설에서 머물던 이재민들도 지친 몸을 이끌고 나와 물에 잠겨 엉망이 된 집 안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등 재기의 몸부림을 쳤다.

철원과 인제지역 자활센터는 세탁 차량을 투입해 흙탕물로 얼룩진 이불과 옷가지를 세탁하며 수마가 남긴 상처를 점차 지워냈다.

대한적십자사와 새마을지도회 봉사회원들도 수해 마을을 찾아가 식료품과 부식 등 급식 지원에 나섰다.

이날 현재까지 도내 수해 이재민은 철원 등 7개 시군 392가구 736명으로 집계됐다.

하천 범람 우려 등으로 몸만 겨우 빠져나온 10개 시군 530가구 1천24명의 일시 대피 주민 중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갔으나 9가구 13명은 임시시설에 아직 남아 있다.

인명피해는 횡성군 강림면 월현리의 주택 반파로 인한 부상 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택 178채가 침수 또는 파손됐다.

농경지 588.5㏊와 축산 시설도 30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철원과 춘천 등 13개 학교와 군사시설 123곳도 피해를 봤다.

태백선(영월 입석∼쌍용)과 영동선(영주∼동해)은 토사 유입으로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폭우로 유실된 도로와 하천 등 공공시설 188곳 중 89%인 167건의 응급복구가 마무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