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화재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화재 증거물 감정·감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4월부터 가칭 '화재 증거물 감정센터'를 시범운영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센터는 화재 현장에서 직접적인 발화 원인일 개연성이 있는 증거물을 수거해 전문적인 인력과 장비를 활용하여 실험과 분석 등을 통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센터는 올해 6월 강동구 소재 건물 분전반 인입 전선 누전(지락) 화재사례에 대한 재현실험을 통해 건물에서 누전된 전류가 접지선을 통해 흐르면서 지중의 전기가 통하는 물체와 접촉되어 발열이 일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또 반복적인 멀티탭 스위치의 작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사례를 두고는 증거물 감정 및 재현실험을 통해 접촉 불량에 의해 발화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센터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동일 기종 TV 4대에서 일어난 PCB 전원부 코일의 국부적인 발열 현상이 콘덴서 용량 저하 탓임을 실험과 분석을 통해 밝혀 제조사의 자발적 리콜을 유도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또 국내 브랜드의 식기세척기에서 발생한 5건의 화재 증거물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발화 원인이 세척기 바닥에 설치된 건조 팬모터 층간단락(모터 권선 절연손상)임을 밝혔다.

아울러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협업해 증거물 분석과 발화 재현 실험을 통해 작년과 올해 국내 업체 차량 5종 15대의 ABS 모듈에 브레이크 오일 누유 등에 따른 발화가 일어났음을 밝히고 해당 부품이 장착된 차량 78만 대의 자발적 리콜을 유도했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이런 과학적인 발화원인 규명을 통해 제조물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하여 피해 보상을 지원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제조물의 결함에 의한 화재피해에 대한 서울시 지원은 2017년 160건, 2018년 155건, 2019년 176건이며 올해는 7월 말까지 91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