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섬과 남이섬은 지난 5일 소양강댐 방류로 쏟아져 나온 물이 가평에 도달해 북한강 수위가 상승한 시간대에 침수피해를 봤다.
이번 자라섬 침수가 꼭 소양강댐 방류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도 소양강댐 수문이 열렸으나 당시에는 잠기지 않았다.
최근 엿새간 가평지역에 내린 600㎜가 넘는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북한강 수위 상승을 가속했다. 자라섬 침수는 2016년에 이어 4년 만이다. 당시에도 장마철 물 폭탄이 떨어졌으나 소양강댐 방류는 없었다.
남이섬의 경우 이날 오전 5시께부터 물이 차올라 선착장과 산책로 등이 있는 섬 외곽이 침수피해를 봤다. 다행히 섬 안쪽에 있는 판매시설과 전시·체험공간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남이섬은 20년 만에 침수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가평군은 소양강댐 방류가 예고되자 자라섬 침수에 대비, 카라반 등 이동식 시설을 고지대로 대피시켰다. 남이섬 측도 가평 선착장을 오가는 배편을 중단했다. 소양강댐은 지난 5일 오후 3시부터 수문을 열고 초당 최대 3000t을 방류하고 있다.
물이 찬 자라섬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A(49) 씨가 이날 가평소방서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A 씨는 전날 오후 8시께 자라섬 잔디광장에서 잠이 들었고 그사이 물이 불어 고립됐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는 보트를 타고 출동, 10여 분 만에 A 씨를 발견했으나 유속 탓에 접근이 어려워 우회하는 등 약 1시간 30분 만에 구출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