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관련 무역금융펀드도 환매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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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등 판매 614억
내년 5월로 만기 연장 통보
설명과 다르게 펀드 운용 논란
내년 5월로 만기 연장 통보
설명과 다르게 펀드 운용 논란
금 거래 관련 무역금융 사모펀드에서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했다. 펀드 투자금이 당초 투자 대상이 아닌 엉뚱한 곳에 흘러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NH투자증권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 시리즈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만기가 내년 5월 14일로 늦춰진다고 최근 고객들에게 통보했다. 삼성생명은 DLS의 주력 판매사이고 NH증권은 발행사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857억원어치가 팔렸다. 현재 남은 판매액은 614억원 정도로 원래 만기는 지난달 16일이었다. 삼성생명이 534억원, NH증권이 30억원어치를 팔았다.
DLS는 홍콩 유니버스아시아매니지먼트(UAM)가 투자자문을 맡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UIB)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홍콩 자산운용사인 웰스매니지먼트 그룹(WMG)이 운용하는 UIB 펀드는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에 설정됐다. WMG와 자문계약을 맺은 UAM이 사실상 펀드를 운용한다.
UIB 펀드는 홍콩의 금 무역업자가 은행 신용장을 개설하는 데 필요한 단기자금(보증금)을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판매사들이 제시한 투자설명서에는 무역업자가 아프리카 가나에서 채굴한 금을 수입해 홍콩에 있는 유명 금정제소 등에 판매하는 것으로 돼 있다.
DLS 발행사인 NH증권은 지난 6월 초 펀드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당시 UAM은 갑자기 NH증권에 인도네시아 현지 거래처에 문제가 생겼다며 자금 상환 계획에 변경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후 UAM은 만기 재연장을 통보해 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NH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통해서 실사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펀드 운용사인 WMG가 “투자자문사인 UAM이 최초 계약 내용과 다르게 펀드를 운용했다”며 UAM과 함께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NH증권은 DLS 만기를 지난달 16일에서 31일로 한 차례 늦춘 데 이어 다시 내년 5월까지 재연장하기로 결정했다.
UAM은 내년 5월까지 DLS 원금과 이자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환매 연기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 상품이 만기가 7개월로 비교적 짧고, 4%가량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생명 WM(자산관리)사업부가 신탁 형태로 VIP 고객에게 주로 팔았다.
한 투자자는 “삼성생명 측에서 제공한 투자설명서에는 홍콩이 아닌 인도네시아 세공업체에 투자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며 “투자 사기에 휘말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펀드 수익자인 NH증권과 인도네시아 거래처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자금 회수가 계획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고를 받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삼성생명이 추가 판매한 펀드의 환매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삼성생명은 DLS와 별개로 UIB 펀드에 투자하는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의 펀드를 3월 420억원어치 팔았다. 만기는 오는 10월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DLS 발행사인 NH증권과 펀드 자금 회수를 위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NH투자증권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 시리즈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만기가 내년 5월 14일로 늦춰진다고 최근 고객들에게 통보했다. 삼성생명은 DLS의 주력 판매사이고 NH증권은 발행사다.
해당 상품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857억원어치가 팔렸다. 현재 남은 판매액은 614억원 정도로 원래 만기는 지난달 16일이었다. 삼성생명이 534억원, NH증권이 30억원어치를 팔았다.
DLS는 홍콩 유니버스아시아매니지먼트(UAM)가 투자자문을 맡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UIB)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홍콩 자산운용사인 웰스매니지먼트 그룹(WMG)이 운용하는 UIB 펀드는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에 설정됐다. WMG와 자문계약을 맺은 UAM이 사실상 펀드를 운용한다.
UIB 펀드는 홍콩의 금 무역업자가 은행 신용장을 개설하는 데 필요한 단기자금(보증금)을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판매사들이 제시한 투자설명서에는 무역업자가 아프리카 가나에서 채굴한 금을 수입해 홍콩에 있는 유명 금정제소 등에 판매하는 것으로 돼 있다.
DLS 발행사인 NH증권은 지난 6월 초 펀드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당시 UAM은 갑자기 NH증권에 인도네시아 현지 거래처에 문제가 생겼다며 자금 상환 계획에 변경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후 UAM은 만기 재연장을 통보해 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NH증권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통해서 실사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펀드 운용사인 WMG가 “투자자문사인 UAM이 최초 계약 내용과 다르게 펀드를 운용했다”며 UAM과 함께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NH증권은 DLS 만기를 지난달 16일에서 31일로 한 차례 늦춘 데 이어 다시 내년 5월까지 재연장하기로 결정했다.
UAM은 내년 5월까지 DLS 원금과 이자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환매 연기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 상품이 만기가 7개월로 비교적 짧고, 4%가량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생명 WM(자산관리)사업부가 신탁 형태로 VIP 고객에게 주로 팔았다.
한 투자자는 “삼성생명 측에서 제공한 투자설명서에는 홍콩이 아닌 인도네시아 세공업체에 투자한다는 말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며 “투자 사기에 휘말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펀드 수익자인 NH증권과 인도네시아 거래처 사이에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자금 회수가 계획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고를 받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삼성생명이 추가 판매한 펀드의 환매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삼성생명은 DLS와 별개로 UIB 펀드에 투자하는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의 펀드를 3월 420억원어치 팔았다. 만기는 오는 10월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DLS 발행사인 NH증권과 펀드 자금 회수를 위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