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공장서 3명 사망·1명 부상…가평 펜션서 3명 사망·1명 수색중
저수지·하천 범람 우려에 충남 천안·경기 남양주 등지에 대피령
제4호 태풍 '하구핏'에 주요 댐들 물 사전 방류로 수위 조절 '비상'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3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사흘간 경기 안성 390mm, 충북 충주 395mm, 강원 철원 296mm, 충남 아산 211.5mm 등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 비로 경기 평택에서는 공장 토사 매몰로 직원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고, 가평에서는 펜션이 토사에 매몰돼 펜션 주인 모녀와 손자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장에서는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펜션 직원 1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간당 50∼80㎜의 폭우가 내린 충남 천안은 시내 도로 등 시가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곳곳에서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밤에도 경기 남부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중부지방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 잇단 산사태에 펜션·공장 매몰…사상자 속출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집채만 한 토사가 갑자기 덮쳐 벽 쪽에서 용접하던 동료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
이날 폭우로 공장 건물 뒤편 야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공장 가건물을 덮쳐 근로자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경기 평택의 한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공장 매몰사고 현장에서 대피한 한 근로자는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평택에는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시간당 35.5㎜의 비가 쏟아졌다.

공장 가건물에 토사가 덮친 것은 오전 10시 49분께였다.

근로자들은 공장 건물 옆에 천막 등을 이용해 만들어놓은 가건물 형태의 작업장에서 작업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토사 더미를 중장비를 동원해 거둬내고 낮 12시 30분께 토사에 갇혀있던 A(31) 씨 등 4명을 구조했지만, 병원에 옮겨진 A 씨 등 3명은 끝내 숨졌다.

50대인 나머지 1명은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가평에서는 오전 10시 37분께 토사가 펜션을 덮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투숙객들은 무사히 대피했으나 70대 펜션 주인과 그의 딸(30대), 손자(2), 직원 등 4명이 대피하지 못했고, 이 중 3명이 수색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직원 1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오후 한때 시간당 40㎜의 강한 비가 쏟아진 충남 아산에서는 주민 3명이 맨홀 수압과 하천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후 1시 40분께 탕정면 한 승마장 인근에서 "맨홀에 사람이 1명 빠졌다"는 신고가, 비슷한 시각 송악면에서는 "고령의 주민 2명이 하천에 빠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들어와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경기 포천시의 한 저수지에서는 오전 1시께 수문 개방을 위해 보트를 타고 나간 낚시터 관리인(55)이 실종됐다.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 천안 도심 등도 물바다…하천·저수지 범람 우려로 주민 대피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충남 천안은 시간당 50∼80㎜의 폭우로 시내 도로 등 시가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서북구 한 대형마트 앞 도로에 물이 들어차 주민들 발이 묶였고, 동남구 남산전통 중앙시장에도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KTX 천안아산역 인근과 신동주민센터 인근 지하차도에서는 차량 10여대가 침수됐다.

쌍용역 주변 도로, 구성동 일대 등 평소 차량 통행이 잦은 주요 도로 역시 물바다로 변했다.

충남 당진에서도 신평면과 우강면을 중심으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됐다.

하천 범람 가능성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천안시는 병천천과 장재천 수위가 빠르게 상승하자 주민 대피령을 내렸고, 아산시도 밀두천 수위가 높아지자 주민들에게 인주중학교와 고지대로 즉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앞서 세종시도 이날 오후 1시 20분을 기해 소정면 대곡1·2리 주민들을 인근 면사무소와 초등학교로 대피시켰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왕숙천 범람이 우려돼 퇴계원면 저지대 96가구 주민 120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이천시에서는 율면 본죽저수지가 일부 파손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 도로 꺼지고 물에 잠기고…수도권도 물폭탄 피해 속출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서울시내 한강 둔치 곳곳도 물에 잠기면서 한강공원 대다수에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 뚝섬유원지 한강변도 하천이 범람하면서 애초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물바다가 됐다.

서울과 인천에서는 땅 꺼짐 현상도 발생했다.

이날 11시 19분께 인천시 부평동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폭 2m, 깊이 1m의 땅 꺼짐이 발생했다.

앞서 오전 9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차도에서도 직경 2m, 깊이 1.5m 크기의 땅 꺼짐이 생겼다.

다행히 땅 꺼짐 발생에 따른 인명피해나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중앙선 운행재개·경강선 일부구간 이틀째 운행중단…중부지방 댐들 홍수조절 비상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토사가 유입돼 열차 운행이 중단된 중앙선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전 구간 운행을 재개했다.

다만 충북선은 대전에서 충주를 오가는 무궁화호 10개 열차만 운행되고, 충주와 제천 간 열차 운행은 중단된 상태다.

태백선 전 구간과 영동선 영주∼동해 구간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전철 경강선(판교∼여주역)은 일부 구간에서 선로면 흙이 유실돼 전날 오후 8시부터 신둔도예촌역∼여주역 5개 역 구간 양방향 운행이 중단된 상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코레일 측은 5일 운행 재개를 목표로 복구작업 중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몰고 올 많은 비로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한강과 북한강 등 중부지역 댐들도 수위 조절에 비상이 걸렸다.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등 북한강 수계 댐들은 전날부터 수문 방류에 나섰다.

북한강 수계 댐 중 가장 상류에 있는 화천댐도 제한 수위(175m)가 임박한 만큼 오후 8시께 올해 첫 수문 방류에 나섰다.

화천댐 방류에 맞춰 팔당댐도 초당 1만2천t의 방류량을 1만5천t으로 늘릴 계획이다.

◇ 폭우로 오늘 하루 최소 6명 숨져…이재민 919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1일부터 사흘째 내린 폭우로 3일 오후 4시 30분 기준 인명 피해는 사망 12명, 실종 14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하루에만 경기 평택과 가평에서 3명씩 최소 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는 전날까지 8명이었는데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서 맨홀 작업 중 실종된 50대 남성, 가평 펜션 매몰자 1명 등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추가됐다.

이재민은 오전까지 800명대였다가 오후 들어 591세대 919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충북 523명, 경기 353명, 강원 43명 등이다.

이 가운데 89세대 175명은 귀가했으나 502세대 744명은 아직 체육관,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 머물고 있다.

(이상학 한종구 유의주 최재훈 최종호 김주환 이재현 홍현기 이우성 기자)
펜션·공장 토사 덮쳐 6명 사망…물폭탄에 중부지방 '쑥대밭'(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