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주변 숙박 예약률 '뚝'…주차난·쓰레기도 골칫거리

장맛비가 주적주적 이어진 28일 강원 강릉시의 한 해수욕장 주차장.
열대야 없는 날씨에 '차박' 유행…동해안 숙박업계 냉가슴
주차장에는 캠핑카 등 숙박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차량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인근의 해수욕장에도 숙박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도로 양쪽으로 줄지어 있었다.

이처럼 자동차 안에서 먹고 자는 '차박'이 최근 유행하면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과 도로변에서는 캠핑카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차박이 유행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와 관련 있다.

차박을 이용하면 외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가족이나 지인끼리 오롯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서철 특수를 기대했던 펜션 등 소규모 숙박업계는 차박 유행 등으로 예약률이 떨어져 냉가슴을 앓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해변 주변의 숙박업소 예약률은 80% 수준에 그치고, 농촌 지역은 50%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는 게 숙박업계의 설명이다.

열대야 없는 날씨에 '차박' 유행…동해안 숙박업계 냉가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해변을 가리는 캠핑카 때문에 속앓이하고 있다.

차박하는 피서객들은 주차면을 몇 면씩 차지하고 있어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난을 가중하기도 한다.

피서객뿐만 아니라 차량에서 한 달가량 먹고 자면서 낮에는 일터로 가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차박이 이뤄지는 해변에는 쓰레기도 쏟아져 나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차박뿐만 아니라 올여름 유난히 선선한 날씨도 피서철 숙박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강릉은 지난 6월에 몇 차례 열대야 있었을 뿐 피서철인 이달 들어서는 장맛비에다 열대야 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 장모 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열대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올해는 에어컨을 틀지 않을 정도로 덥지 않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차 안에서 자는 사람이 많아 주차장에 차를 대지 못할 정도"라면서 "피서철 동해안에서는 손님이 없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데 요즘은 숙박률이 떨어져 노는 게 일이라는 소리도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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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