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만조로 인한 피해 사례 확인 안 돼…연구 더 이뤄져야" 미온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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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지역 지자체는 물이 차서 해수면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상태인 만조(滿潮) 때 지역 주민에게 만조 시간을 알려주는 정보 제공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지진이나 호우 특보, 태풍 특보와 같은 재해의 경우 재난 문자를 보내지만, 만조 때는 주민에게 조심하라고 따로 경고하는 재난 문자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만조는 하루에 보통 두 차례 나타나지만, 해역에 따라서는 한 차례만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만조 때마다 해수면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조석 높이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특히, 여름철 저기압 때 물이 많이 팽창해지고 해수면이 보통 때 보다 높을 때가 많은데, 이 시기가 바로 대조기 만조라고 한다.
이 시기에 호우까지 동반할 경우 해안가는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남해안과 서해안을 접하고 있는 일부 지자체는 만조 시 주민에게 경고하는 경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는 그러나 공식적으로 만조에 따른 침수 피해가 집계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고 한다.
시는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과 환경부 낙동강홍수통제소 등에서 연구한 자료 등을 토대로 울산은 비가 올 때 만조로 침수 피해가 나타나는 낮은 지형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울산 지형이 바다나 강보다 높기 때문에 만조로 인한 침수 피해보다는 많은 강수량이 도심 침수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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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도 차바 때는 기록적인 강수량이 침수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으나, 만조 영향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울산에는 23일과 24일에도 올해 여름 들어 가장 많은 108.5㎜의 비가 내렸다.
온산이 215.5㎜, 간절곶 186㎜, 장생포 172.5㎜, 울기 157㎜, 정자 136.5㎜를 기록하는 등 주로 해안가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때문에 울주군에서는 하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 2대가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숨졌고, 도심을 흐르는 여천천 수위가 불어나면서 하천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 차도가 물에 잠기는 등 주택·상가 침수 21건, 도로 침수 12건이 발생했다.
침수 피해가 무조건 만조 영향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대조기 만조가 겹칠 경우 어떤 큰 피해가 발생하는지 모르는 만큼 시민에게는 충분한 정보 제공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남구에 사는 김모씨는 "호우 내지는 폭우가 예상될 때 그냥 '비 조심하세요'만 할 게 아니라 만조 정보도 같이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며 "바다 수위가 올라오고 태화강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시기가 되면 도심이 더 침수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해안도시 주민들은 지자체나 언론에서 만조 정보를 참고해 시민에게 특별히 더 주의하라고 알려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울산은 해수면보다 지형이 높아 폭우 시 만조로 인해 도심이 침수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해수면 수위가 가장 높은 대조기 만조 정보를 제공한다면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안전에 더욱 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는 만조에 대한 경보 시스템 구축 필요성에 대해 "만조 피해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뒤 검토해볼 수 있다"며 미온적 반응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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