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교사 의무 저버리고 정서적 학대"
지적장애 학생에게 고추냉이 먹인 교사 2심서 유죄…집행유예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고추냉이와 고추장을 강제로 먹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서울인강학교(현재 서울도솔학교) 전직 교사가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2부(홍창우 부장판사)는 24일 서울인강학교 전직 교사 차모(57)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차씨는 인강학교 재직 당시인 2018년 7월께 지적장애가 있는 일부 학생에게 고추냉이와 고추장을 강제로 먹인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인강학교 사회복무요원들이 차씨의 행위를 목격했다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유죄로 판단했다.

또 차씨가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기 전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할 때 피해 학생이 말을 듣지 않으면 체벌 대신 고추냉이와 고추장을 강제로 먹인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신빙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담당 교사로서 피해 학생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정서적 학대 행위를 가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피해 학생의 부친이 선처를 구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적장애 학생들을 학대한 혐의로 1심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던 이모(25)씨 등 전직 사회복무요원 3명의 항소는 기각됐다.

이들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인강학교에서 근무하며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캐비닛 안에 가두거나 머리나 배 등을 주먹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회복무요원들의 학대행위를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전직 인강학교 교사 이모(57)씨에게는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