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산사태의 발생 위치와 시점, 피해 영향 범위를 하루 전에 예보할 수 있는 '사전 기상정보 연동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예측된 강우 정보를 바탕으로 '불포화 사면안정해석'을 통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불포화 사면안정해석은 빗물로 인해 생긴 지표면의 습윤점이 하강하면서 지중에 형성된 습윤대가 포화 상태로 변화하는 시점을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강우가 지속하면 습윤대가 점차 확대되면서 흙이 가진 결합력을 떨어뜨려 산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지표의 유출수 흐름과 지중 내 침투수의 흐름을 함께 고려해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평가한다.
특히 국내 기상청의 동네 예보 자료와 일본 기상청의 기상레이더 분석 강우 예보를 실시간 수집해 하루 전부터 세 시간 단위로 산사태 예보가 가능하다.
현재 산림청의 산사태 위기 경보 시스템은 산사태 발생 한 시간 전 예보하도록 돼 있다.
이어 예측된 빗물의 양으로 인해 흘러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토석류의 이동 방향을 계산하는 '랜덤 워크'(Random Walk) 모델을 적용, 산사태 피해 범위를 산정하게 된다.
개발한 시스템을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와 경남 밀양 산사태 사례에 적용해 강우 정보와 지질 자료를 토대로 산사태 발생 시점과 범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5년부터 지리산 국립공원 천왕봉 일원 4곳에 시범 구축해 운영 중인 산사태 조기경보 시스템을 통해서도 정확성을 검증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송영석 지질연 지질환경재해연구센터장은 "시스템 운영 초기에는 실제 내린 비의 양을 바탕으로 흘러내린 토석류를 계산해 30분 전에야 산사태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사전 기상정보를 연동해 하루 전으로 예보 시간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골든타임을 확보함으로써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