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보증 심사의 핵심 도구인 기술평가모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했다. 기업의 성장과 부실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이 모형을 현장에 적용하는 오는 10월부터 평가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보는 지난 15년간 쌓아온 71만여 건의 기업 기술평가 데이터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새로운 기술평가모형을 구축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술평가모형이란 기업들이 기보로부터 보증받을 때 보증 가능 여부와 보증 규모를 결정하는 평가 도구다.

이번 모형은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에 AI와 빅데이터, 딥러닝(심화학습)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입혀 설계한 것이다. 기존 71만 건의 데이터에서 기업 대표자 경력, 대표자의 기술 이해도, 특허, 외부 경제 환경 등 90여 개 주요 변수별 상관 관계를 뽑아내고 분석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기보 관계자는 “변수들을 AI로 분석하면 부실기업의 공통된 패턴들이 보인다”며 ”이번 모형 구축은 기보가 처음으로 평가모형을 구축한 2005년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 모형을 적용한 결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정확도는 기존 모형에 비해 6%포인트, 부실 가능성에 대한 정확도는 12%포인트 향상됐다고 기보는 밝혔다. 전체적으로 예측 정확도는 68%에서 77%로 9%포인트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기보는 이 모형을 해외 전문학술지에 게재하고 특허 출원도 할 예정이다. 기보는 유럽에 이 시스템을 전수할 정도로 세계 선두권의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윤모 기보 이사장은 “새로운 기술평가모형 개발로 기술 기반 중소벤처기업을 선별·지원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